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한 1.7%로 2002년 2월 통계 작성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는 현시점에서 1년 동안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 예상하는 것으로, 이 지표는 2013년 9월∼올해 8월 2%대에 머무르다 9월 1%대로 내려왔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0.4% 하락한 데다 11월까지 마이너스 물가가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오자 사람들의 물가 기대치도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라고 본 응답자 비율은 3.4%로 역대 최고였다.
마이너스 물가를 예상하는 절대적인 비율은 아직 낮지만, 최근 이 비율은 급격히 오르고 있다.
2013년 2월(0.8%)부터 올해 7월(0.9%)까지 6년 반 동안 0%대에 머무르던 이 비율은 올해 8월 1.2%, 9월 2.8%, 10월 3.4%로 상승세다.
경기와 물가가 장기간 동반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은 가격이 내려간다고 본 이들이 소비를 미루고, 이에 물건값이 하락하는 자기실현적 경로를 통해 발생한다.
그만큼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셈이다.
물가 상승률이 0∼1%에 그친다고 본 응답률은 21.4%, 1∼2%로 본 응답률은 33.0%로 각각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마이너스는 물론 1% 안팎의 저물가를 예상하는 사람이 무척 많다는 의미다.
반면 물가 상승률이 2∼3% 수준이라고 본 비중은 한 달 전보다 2.4%포인트 하락한 19.7%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6으로 한 달 전보다 1.7포인트 올랐다.
이 지표는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데,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2003∼2018년)보다 비관적임을 뜻한다.
심리가 한 달 전보다는 좋아졌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가 많은 셈이다.
주가 상승, 미중 무역협상 진전, 고용지표 개선 등에 소비자심리지수가 올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변화 폭이 크지 않아 강보합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항목들은 전월과 같거나 일부 올랐다.
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생활형편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3으로 1포인트 올랐고, 가계수입전망 CSI는 97로 한 달 전과 같았다.
현재생활형편 CSI는 보합인 92, 소비지출전망 CSI는 2포인트 상승한 108이었다.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를 담은 현재경기판단 CSI는 4포인트 반등한 72, 향후경기전망 CSI는 2포인트 오른 77이었다.
취업기회전망 CSI도 2포인트 오른 81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른다는 기대 속에 주택가격전망 CSI는 6포인트 오른 115였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2포인트 오른 87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7일 전국 2천500개 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