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사진=한경DB
지드래곤/사진=한경DB
YG를 상장시킨 지드래곤(GD, 본명 권지용)이 YG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지드래곤이 26일 전역했다. 지난해 2월 27일 입소 후에도 누나의 결혼식 참석까지 일거수일투족 화제를 모았던 지드래곤이 20개월 만에 민간인의 신분으로 되돌아온 것. 팬들이 몰려 돼지열병 발병이 확산될 것을 우려해 전역 장소도 강원도 철원에서 경기도 용인으로 변경할 정도로 여전한 스타성을 보여주는 지드래곤이다.

지드래곤은 이날 오전 8시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지상작전사령부 앞에서 취재진과 팬들에게 전역 인사를 했다. 이른 시간임에도 국내 팬과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 팬 3천여명이 몰렸다.

지드래곤은 "군 복무를 잘 마치고 돌아왔다. 기다려주시고, 오늘도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군인이 아닌 본업으로 돌아가서 충실히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드래곤의 전역과 함께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이한 YG엔터테인먼트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드래곤은 데뷔 전부터 YG엔터테인먼트의 스타였다. 정식 데뷔 전이었지만 세븐, 원타임 등 선배 가수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고, 합동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빅뱅 역시 지드래곤의 본명인 '권지용 그룹'으로 먼저 알려졌다.

지드래곤보다 나이 많은 탑(본명 최승현)이 있지만 빅뱅의 리더는 지드래곤이었다. 타이틀곡을 비롯해 앨범 주요 곡 대부분을 지드래곤이 작사, 작곡했고 프로듀싱까지 맡아 했다. 빅뱅 데뷔 전 앨범 준비 과정을 그린 리얼리티 프로그램 '빅뱅 더 비기닝'(BIGBANG The Begining)에서 다소 과격한 안무에 몸을 사리는 멤버들에게 "그냥 넘어져도 무릎 안부서진다"고 지적했던 것과 같이 카리스마로 팀을 이끌었다.

지드래곤이 구축한 빅뱅의 음악에 전세계가 열광하면서 YG엔터테인먼트는 2011년 상장에 성공했다. 최근 5년 동안 일본에서 진행된 돔 투어의 절반이 빅뱅이었다.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단일 가수로는 가장 많은 돔투어를 진행한 팀이 빅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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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음악을 하던 크루에 가까웠던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이 해외투어로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익을 기반으로 공격적으로 배우들을 영입하고, 콘텐츠 제작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국내 굴지의 종합엔터테인먼트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빅뱅 멤버, 특히 지드래곤의 입대와 함께 YG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17년 350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86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24억원에서 1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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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불거진 빅뱅 멤버 승리가 버닝썬 사건에 연루되면서 팀에서 탈퇴하고, 제2의 빅뱅으로 불리던 아이콘의 리더 비아이도 마약 LSD를 구매하려한 정황이 공개돼 팀을 떠났다. 여기에 지난 6월엔 YG엔터테인먼트를 이끌었던 양현석 대표프로듀서, 그의 동생이자 YG엔터테인먼트 살림을 맡아 하던 양민석 대표도 잇따른 구설에 모든 직책에서 사퇴했다.

증권가에서는 6개월 동안 진행됐던 국세청의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세무조사가 지난 9월 약 60억 원의 추징금 부과로 마무리되고, 지난 10일엔 루이비통으로 투자를 받았던 6478억원을 상환하면서 "바닥을 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드래곤이 전역하면서 내놓을 새 앨범이 YG엔터테인먼트의 부진을 털어내리란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

이기훈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루이비통 상환전환우선주 상환, 세무조사 및 경찰조사 마무리, 지드래곤 전역 등 불확실성 해소가 가시화 되고 있다"며 "앞으로 2달 정도 뉴스를 지켜봐야겠지만, 빅뱅 활동이 현실화 된다면 2020년엔 YG엔터테인먼트는 상승 잠재력이 가장 높은 기획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모든 것이 지드래곤이 YG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 했을때 가능하리라는 지적도 있다.

지드래곤은 2006년 빅뱅으로 데뷔한 후 2011년, 2015년 두차례 YG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맺었다. 지드래곤 군 복무 기간 동안 탑이 대마초 투약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대성은 소유 중인 빌딩에서 불법 성매매가 이뤄져 곤혹을 치뤘다. 여기에 승리가 탈퇴하고, 지드래곤 역시 군 병원 1인실 사용, 과도한 휴가 사용 등으로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그럼에도 지드래곤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이미 2013년부터 빅뱅이 아닌 솔로 콘서트로 일본 4대 돔투어가 가능했을 정도로 팬덤 역시 단단하다. 가요계 관계자들 역시 "지드래곤은 지드래곤 자체로 영향력이 있는 가수"라며 "YG나 승리 이슈와는 별개로 활동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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