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편의점 GS25에서 점원이 판매중단된 가향 액상 전자담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편의점 GS25에서 점원이 판매중단된 가향 액상 전자담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편의점 업계 1위 CU가 가맹점에 가향(加香) 액상형 전자담배 공급을 중단한다.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지 말라고 강력 권고하면서 유통업계에서 파장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하루 만에 GS25와 이마트가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중단을 결정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CU가 가맹점 공급 중단에 나섰다.

CU는 25일 '쥴(JUUL)'의 트로피칼·딜라이트·크리스프 3종과 KT&G의 시드툰드라 1종 등 총 4종의 가향 액상 전자담배 상품의 가맹점 공급을 이날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추가 발주를 중단하지만 매장에서 판매는 지속하기로 했다.

CU 관계자는 "가맹점, 제조사 등의 의견과 소비자 선택권 등을 존중한 조치"라며 "정부의 권고 사항을 고려해 해당 내용을 고객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문을 전국 매장에 게시하고, 고객 구매 시 관련 사안을 추가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판매중단 조치는 편의점주의 매출과 재고 부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CU가 우선 추가 발주 중단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판매 중단을 바로 시작할 경우 편의점 가맹점주 입장에서 재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선제적으로 추가 발주를 막아 향후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등 다른 편의점들은 내부적으로 판매 중단 등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점주들의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부적으로 (판매 중단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편의점 관계자도 "아직까지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의 판매 중단 여부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24일 GS25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긴급 중단했다. 판매 중단 상품은 CU가 공급을 중단하기로 한 제품 4종과 같다.

같은날 이마트는 그동안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를 판매하던 이마트와 전문점 삐에로쇼핑·일렉트로마트 등 74개 매장에서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판매 중단 제품은 일본 브랜드 '비엔토' 7개 제품과 중국 업체 '릴렉스'의 2개 제품이다.

GS25와 이마트는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위해 성분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상품들의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시내 편의점 GS25에서 점원이 판매중단된 가향 액상 전자담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편의점 GS25에서 점원이 판매중단된 가향 액상 전자담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편의점 업계 1, 2위의 추가 발주가 중단된 만큼 전자담배 업계의 분위기는 한층 얼어붙고 있다. 국내 시판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는 미국 전자담배 시장 1위 브랜드인 쥴, KT&G의 '릴 베이퍼(lil vapor)'가 대표적이다.

쥴을 운영하는 쥴 랩스는 "GS25, CU 관계자들과 대화 중"이라고만 상황을 전했다. 앞서 쥴은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