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파월과 펜스가 유발한 연말 폭락장, 올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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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초 시작된 뉴욕 증시의 연말 폭락장을 기억하십니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월말 3000 부근에서 석달여 뒤인 12월24일 2300대 중반까지 '날개없이' 추락했었습니다.
월스트리트는 당시 폭락을 유발한 ‘트리거’(trigger)로 두 가지를 꼽습니다.
①2018년 10월3일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서 아직 멀리 있다"는 발언 ②다음날인 10월4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허드슨연구소에서의 중국 관련 연설입니다.
펜스 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가 아닌 경쟁자로 규정했습니다.
그는 "중국에서 경제 자유화가 진행되면 양국 파트너십이 강화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 침략을 선택했다. 군사적 침략 행태도 한계 없이 치닫고 있다. 트럼프 이전 행정부는 이런 중국의 행위를 눈감아줬다. 하지만 그런 시절은 끝났다. 공정하고 호혜적인 합의가 나오지 않는 한, 중국산 제품 모두에 관세를 부과하겠다. 지식재산권에 대한 도둑질이 완전히 뿌리뽑힐 때까지 조치를 취할 것이다. 미국 기업의 재산권을 지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이 연설은 월가를 놀라게 했습니다. 중국과의 무역합의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무너뜨린 연설이었습니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대대적으로 확대했습니다. 지난주 이런 펜스가 다시 24일 중국 관련 연설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투자자들은 동요했습니다.
다음달 1단계 무역합의 서명에 대한 기대가 살아있는 가운데, 혹시 양국 관계가 다시 경색 국면으로 접어드는 게 아닌지 우려했습니다.
펜스는 이날 워싱턴DC 윌슨센터에서 ‘미국과 중국 관계의 미래’를 주제로 예정됐던 강연에 나섰습니다. CNBC와 블룸버그 등이 생방송을 할 정도로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그는 중국이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와 관련, “홍콩의 권리와 자유를 축소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미국은 대만을 지지한다며 "대만의 민주주의가 모든 중국인에게 더 나은 길을 보여준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중국 지도자들과 건설적 관계를 원한다. 미국은 중국과의 대립을 추구하지 않는다"며1단계 무역 합의가 11월 칠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확정되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설은 중립적인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뉴욕 증시도 균형잡힌 강연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단 연말 폭락장을 유발할 수 있었던 첫번째 허들은 넘어간 것으로 월가는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제 파월 의장의 차례입니다. 오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 나섭니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에서 예상하는 이달 말 금리 인하 확률은 90%가 넘고 있습니다. 소비 등 경제 지표들이 여전히 침체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몇 달전보다 확연히 약해진 탓입니다. 또 무역전쟁이나 브렉시트 불확실성도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위험이 사라졌다고 보긴 어렵지요. 이에 대한 Fed 인사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금리 인하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거기에 최근 Fed가 지난주 채권 매입을 재개하는 등 완화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인하가 확실시되는 분위기입니다.
문제는 향후 금리에 대한 전망입니다.
오늘 골드만삭스는 다음주 Fed가 ①‘중간 인하 사이클 종료’라는 신호를 줄 것이다 ②올초부터 지속적으로 써온 '경기 확장을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문구를 성명서에서 없앨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시장은 이번 뿐 아니라 내년 초까지 한 두번 추가 인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 내부에선 조만간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에 대한 신호를 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험성 인하'라면 세 번이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실제 1995년과 1998년 Fed는 ‘보험성’ 인하를 세 번으로 끝냈습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 8일 연설에서 이런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이번에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해도 지난 7월 파월 의장이 첫번째 금리 인하 직후 '중간 사이클 조정'이라고 언급해 증시 급락을 초래했던 것처럼 시장은 실망할 수 있습니다.
파월 의장의 선택은 무엇일까요.
30일 기자회견은 연말 뉴욕 증시 장세를 예측해볼 수 있는 이벤트가 될 듯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월말 3000 부근에서 석달여 뒤인 12월24일 2300대 중반까지 '날개없이' 추락했었습니다.
월스트리트는 당시 폭락을 유발한 ‘트리거’(trigger)로 두 가지를 꼽습니다.
①2018년 10월3일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서 아직 멀리 있다"는 발언 ②다음날인 10월4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허드슨연구소에서의 중국 관련 연설입니다.
펜스 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가 아닌 경쟁자로 규정했습니다.
그는 "중국에서 경제 자유화가 진행되면 양국 파트너십이 강화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 침략을 선택했다. 군사적 침략 행태도 한계 없이 치닫고 있다. 트럼프 이전 행정부는 이런 중국의 행위를 눈감아줬다. 하지만 그런 시절은 끝났다. 공정하고 호혜적인 합의가 나오지 않는 한, 중국산 제품 모두에 관세를 부과하겠다. 지식재산권에 대한 도둑질이 완전히 뿌리뽑힐 때까지 조치를 취할 것이다. 미국 기업의 재산권을 지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이 연설은 월가를 놀라게 했습니다. 중국과의 무역합의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무너뜨린 연설이었습니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대대적으로 확대했습니다. 지난주 이런 펜스가 다시 24일 중국 관련 연설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투자자들은 동요했습니다.
다음달 1단계 무역합의 서명에 대한 기대가 살아있는 가운데, 혹시 양국 관계가 다시 경색 국면으로 접어드는 게 아닌지 우려했습니다.
펜스는 이날 워싱턴DC 윌슨센터에서 ‘미국과 중국 관계의 미래’를 주제로 예정됐던 강연에 나섰습니다. CNBC와 블룸버그 등이 생방송을 할 정도로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그는 중국이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와 관련, “홍콩의 권리와 자유를 축소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미국은 대만을 지지한다며 "대만의 민주주의가 모든 중국인에게 더 나은 길을 보여준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중국 지도자들과 건설적 관계를 원한다. 미국은 중국과의 대립을 추구하지 않는다"며1단계 무역 합의가 11월 칠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확정되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설은 중립적인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뉴욕 증시도 균형잡힌 강연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단 연말 폭락장을 유발할 수 있었던 첫번째 허들은 넘어간 것으로 월가는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제 파월 의장의 차례입니다. 오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 나섭니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에서 예상하는 이달 말 금리 인하 확률은 90%가 넘고 있습니다. 소비 등 경제 지표들이 여전히 침체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몇 달전보다 확연히 약해진 탓입니다. 또 무역전쟁이나 브렉시트 불확실성도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위험이 사라졌다고 보긴 어렵지요. 이에 대한 Fed 인사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금리 인하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거기에 최근 Fed가 지난주 채권 매입을 재개하는 등 완화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인하가 확실시되는 분위기입니다.
문제는 향후 금리에 대한 전망입니다.
오늘 골드만삭스는 다음주 Fed가 ①‘중간 인하 사이클 종료’라는 신호를 줄 것이다 ②올초부터 지속적으로 써온 '경기 확장을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문구를 성명서에서 없앨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시장은 이번 뿐 아니라 내년 초까지 한 두번 추가 인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 내부에선 조만간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에 대한 신호를 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험성 인하'라면 세 번이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실제 1995년과 1998년 Fed는 ‘보험성’ 인하를 세 번으로 끝냈습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 8일 연설에서 이런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이번에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해도 지난 7월 파월 의장이 첫번째 금리 인하 직후 '중간 사이클 조정'이라고 언급해 증시 급락을 초래했던 것처럼 시장은 실망할 수 있습니다.
파월 의장의 선택은 무엇일까요.
30일 기자회견은 연말 뉴욕 증시 장세를 예측해볼 수 있는 이벤트가 될 듯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