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사령탑 '철수반대 결의안' 발의…IS통제·중동지출액 발언놓고도 진위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사태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성공'이라고 자평했지만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냉담한 반응이 나올 정도로 여론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터키 대통령과 통화하고 북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을 내린 뒤 터키가 곧바로 쿠르드족 침공에 나서자 미국이 동맹인 쿠르드족을 배신했다는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기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을 터키에 급파해 5일간 조건부 휴전 합의를 끌어내고 이후 시리아 내 '안전지대'로부터 쿠르드 민병대의 철수, 러시아와 터키의 합동순찰 등을 통해 급한 불을 끈 상황이다.
트럼프 '시리아 성공' 연일 자화자찬하지만…공화당서도 냉랭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비난을 만회하려는 듯 연신 미국의 중재 역할을 강조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성명을 발표하며 "이것은 우리, 미국이 만들어낸 결과다.

우리는 많은 쿠르드족의 생명을 구했다"고 자화자찬했다.

기자들과 만나서는 "그것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과제가 세계의 치안 유지는 아니라며 과거 미국의 '세계경찰' 입장과 선을 그은 뒤 이번 시리아 사태에서 "우리는 손가락 하나 부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철수 후 이라크에 재배치된 미군을 본국으로 귀환시키는 것을 추진중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역시 '끝없는 전쟁'을 멈추고 미군을 집으로 돌아오게 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민병대 조직인 시리아민주군(SDF) 사령관 마즐룸 아브디와 대화했다며 그가 미국이 한 일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부 시리아 철수 결정과 이후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공화당에서조차 거센 반발이 나올 정도여서 트럼프 대통령이 궁지에 몰린 형국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과 민주당을 포함해 많은 비평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국가(IS)가 부활할 문을 열었고 러시아와 이란의 이 지역 통제권을 확대시켰다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공화당의 사령탑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수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자신의 주도로 발의하며 이 문제만큼은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를 들고 확실히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하원에서는 지난 16일 시리아 철수 결정을 비난하는 결의안이 공화당의 대거 찬성 속에 354대 60이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처리되기도 했다.
트럼프 '시리아 성공' 연일 자화자찬하지만…공화당서도 냉랭
AP통신은 "이 공화당 대통령은 이 거대한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경쟁자에게 양보했고, 중동을 새로운 불확실성의 시절로 돌아서게 했을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반테러 전문가인 세스 존스는 "미국은 시리아 영향력을 러시아와 터키, 이란에 넘겼다"며 "이 지역에서 강대국은 미국이 아니라 러시아라는 게 장기적으로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성과를 자화자찬하면서 발언한 내용도 진위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시리아에 수감된 IS 전사들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같은날 하원에 출석한 시리아 특사인 제임스 제프리는 최소 100명의 수감자가 (수용소에서) 사라졌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리아 파병 당시 30일 동안만 있기로 돼 있었다고 말했지만, WP는 팩트체크를 통해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시리아 파병을 결정할 때 누구도 30일 또는 일정을 언급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서 8조달러를 지출했다고 주장했지만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해마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매년 1조달러씩 금액을 늘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