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그동안 이름·성(姓) 순으로 써오던 로마자(영문) 인명 표기법을 내년부터 성·이름순으로 바꿔 공문서에 적용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은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계부처가 내년 1월부터 공문서에 로마자 인명을 표기할 때 성 다음에 이름을 쓰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또 성과 이름이 명확히 구분될 수 있도록 성은 모두 대문자로 적도록 했다.

주무 부처인 문부과학성은 지자체, 관계기관, 민간기업에는 새 로마자 성명 표기 방식을 강제하지 않고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새 표기 방식이 적용되는 국가 공문서는 각 부처의 홈페이지, 공동성명·백서, 외국어 행정자료 등이다.

일본식 성명은 한국이나 중국처럼 성 다음에 이름을 쓰는 구조지만 로마자로 적을 때는 대다수 일본인이 그동안 영어권 방식을 좇아 이름, 성 순으로 써왔다.

실제로 요미우리신문이 올여름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로마자 성명을 역순으로 적는 사람이 64%에 달해 영어권 표기 방식이 깊게 뿌리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 다음에 이름을 적는 일본 방식대로 로마자 표기를 바꾸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이 59%로, 반대하는 사람(27%)보다 훨씬 많았다.

일본 정부가 내년 초부터 로마자 성명 표기 방식을 바꾸기로 한 데는 내년 7월 시작되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때 일본인 이름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회를 활용해 새 표기법을 정착시키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日정부, 영어 인명 표기순서 '신조 아베'→'아베 신조'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