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냉동 컨테이너 집단사망' 피해자 베트남인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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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 베트남 여성, 가족에 "숨 쉴 수가 없다" 메시지 보낸 후 연락 끊겨
BBC "英 베트남 커뮤니티에 20여명 가까운 실종신고 접수"
경찰, 트럭 운전자·이전 소유주 포함 현재까지 4명 체포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에서 발생한 '냉동 컨테이너 집단 사망 사건'의 피해자 중 일부가 베트남 출신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영국 경찰은 피해자들의 국적을 중국으로 추정했었다.
한편으로 경찰은 이번 사건에 인신매매 및 밀입국 등을 알선하는 범죄조직이 연루됐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쫓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 베트남 20대 여성, 가족에 메시지 후 연락두절
앞서 23일 오전 1시 40분께 런던에서 동쪽으로 20마일(약 32km)가량 떨어진 잉글랜드 남동부 에식스주 그레이스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39구의 시신이 담긴 화물 트럭 컨테이너가 발견됐다.
시신은 남성 31명, 여성 8명으로, 최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동사했거나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이들이 중국인인 것으로 추정되자, 런던 주재 중국 대사관은 에식스 현장에 직원들을 파견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영국 경찰이 아직 사망자들의 국적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26일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그러나 컨테이너에서 사망한 피해자 중 상당수가 베트남 출신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베트남에 본부를 둔 시민 네트워크인 '휴먼 라이츠 스페이스'의 호아 응히엠은 컨테이너가 벨기에에서 영국으로 향하던 시기에 베트남 26세 여성인 팜 티 짜 미(Pham Thi Tra My)가 숨을 쉴 수 없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짜 미는 "엄마 미안해. 외국으로 가는 것은 성공하지 못할 것 같아. 사랑해 엄마. 숨을 쉴 수가 없어 죽을 것 같아. 미안해 엄마"라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호아는 밝혔다.
짜 미는 당초 베트남에서 중국으로 건너갔으며, 이후 프랑스를 통해 영국에 들어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밀입국 알선 조직에 3만 파운드(약 4천500만원)를 지불했다고 트라 마이의 가족은 밝혔다.
한 베트남 남성은 자신의 여동생(19)이 지난 22일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어와 컨테이너 안에 들어가야 해 휴대전화를 끌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 이후 동생으로부터 연락이 끊겼고, 밀입국 알선조직이 비용을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호아 응히엠은 피해자 중 7명은 베트남 출신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공영 BBC 방송은 냉동 컨테이너가 발견된 이후 영국 내 베트남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기관인 '비엣홈'(VietHome)에 20명 가까운 베트남인들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나이는 15∼45세로 다양하며, 이 중에는 20세 남성 응우옌 딘 르엉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응우옌 딘 트엉의 부친은 지난주 아들이 영국으로 건너가기 위해 파리에서 다른 그룹에 합류했다고 말한 이후 아들로부터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이 집에 가끔 전화를 걸어왔는데 지난주 마지막 통화 이후로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걱정했다. 베트남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후 팜 티 짜 미 가족을 포함해 베트남 북부 하띤성과 응에안성에서 모두 13가족이 "영국에서 자녀가 실종됐다"고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응에안성 옌타인현에서 활동하는 가톨릭 신부인 앤서니 당 흐우 남은 로이터 통신에 "영국 냉동 컨테이너에서 숨진 채 발견된 39명 가운데 대다수가 베트남 출신일 개연성이 있다"면서 "희생자들의 가족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 전체가 슬픔에 빠져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베트남 외교부는 영국 주재 베트남대사관에 사망자들의 신속한 신원 확인을 위해 현지 경찰과 긴밀히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사망 당시 위조 신분증을 갖고 있어 신원 확인에 혼선을 빚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더타임스는 프랑스 검찰을 인용, 냉동 컨테이너에 밀입국자들을 실어나르는 것은 베트남 조직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이라고 전했다.
이들 조직은 밀입국을 시도하려는 이들에게 냉동 컨테이너 내 온도는 영하 4도 정도로, 몸을 따뜻하게 감싸면 견딜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고 한다.
그러나 컨테이너가 항구에 도착하면 경찰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온도를 영하 20도까지 낮추게 되고, 이번 사건처럼 컨테이너 안에 들어있는 사람들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 경찰, 알선조직 등 추적…현재까지 4명 체포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체포된 사람은 모두 4명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컨테이너를 적재했던 화물 트럭 운전자를 체포했다.
운전자 신원은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북아일랜드 포타다운 출신의 모 로빈슨(25)이라는 이름의 남성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날 3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경찰은 잉글랜드 서북부 체셔의 워링턴에서 조안나 마허(38)와 토머스 마허(38) 부부를 밀입국 주선 및 살인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부부는 아일랜드 출신으로 대형 트럭 수송업체를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당초 로빈슨이 몰던 스카니아 트럭을 불가리아 바르나에 등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는 그러나 이 트럭을 13개월 전에 아일랜드 동북부 모나간주(州)에 있는 업체에 팔았다고 주장했다.
모나간주는 운전자인 로빈슨이 살던 아마주와 인접해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토머스 마허는 "이번에 발생한 일은 매우 혐오스럽다"면서 "우리가 불가리아에 차량을 등록했었기 때문에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스스로 이를 알렸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 외에 북아일랜드 출신의 48세 남성을 런던 스텐스테드 공항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트럭과 별도로 모나간주에 위치한 '글로벌 트레일러 렌탈'은 냉동 컨테이너를 지난 15일 한 아일랜드 남성에게 임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위성항법장치(GPS) 분석 결과 컨테이너는 15일 모나간을 떠나 북아일랜드로 넘어갔다가 다시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이후 더블린을 출발해 웨일스 홀리헤드를 통해 영국 본토에 들어왔고, 16일 저녁 유럽 대륙으로 넘어갔다.
컨테이너는 프랑스 덩케르크와 릴, 벨기에 브뤼주 등으로 옮겨 다녔고, 17∼22일 영국과 유럽 대륙을 두 차례 오간 것으로 나타났다.
덩케르크는 영국으로의 밀입국 시도가 빈번한 프랑스 칼레 지역에서 40여분 거리에 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연합뉴스
BBC "英 베트남 커뮤니티에 20여명 가까운 실종신고 접수"
경찰, 트럭 운전자·이전 소유주 포함 현재까지 4명 체포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에서 발생한 '냉동 컨테이너 집단 사망 사건'의 피해자 중 일부가 베트남 출신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영국 경찰은 피해자들의 국적을 중국으로 추정했었다.
한편으로 경찰은 이번 사건에 인신매매 및 밀입국 등을 알선하는 범죄조직이 연루됐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쫓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 베트남 20대 여성, 가족에 메시지 후 연락두절
앞서 23일 오전 1시 40분께 런던에서 동쪽으로 20마일(약 32km)가량 떨어진 잉글랜드 남동부 에식스주 그레이스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39구의 시신이 담긴 화물 트럭 컨테이너가 발견됐다.
시신은 남성 31명, 여성 8명으로, 최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동사했거나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이들이 중국인인 것으로 추정되자, 런던 주재 중국 대사관은 에식스 현장에 직원들을 파견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영국 경찰이 아직 사망자들의 국적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26일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그러나 컨테이너에서 사망한 피해자 중 상당수가 베트남 출신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베트남에 본부를 둔 시민 네트워크인 '휴먼 라이츠 스페이스'의 호아 응히엠은 컨테이너가 벨기에에서 영국으로 향하던 시기에 베트남 26세 여성인 팜 티 짜 미(Pham Thi Tra My)가 숨을 쉴 수 없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짜 미는 "엄마 미안해. 외국으로 가는 것은 성공하지 못할 것 같아. 사랑해 엄마. 숨을 쉴 수가 없어 죽을 것 같아. 미안해 엄마"라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호아는 밝혔다.
짜 미는 당초 베트남에서 중국으로 건너갔으며, 이후 프랑스를 통해 영국에 들어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밀입국 알선 조직에 3만 파운드(약 4천500만원)를 지불했다고 트라 마이의 가족은 밝혔다.
한 베트남 남성은 자신의 여동생(19)이 지난 22일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어와 컨테이너 안에 들어가야 해 휴대전화를 끌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 이후 동생으로부터 연락이 끊겼고, 밀입국 알선조직이 비용을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호아 응히엠은 피해자 중 7명은 베트남 출신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공영 BBC 방송은 냉동 컨테이너가 발견된 이후 영국 내 베트남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기관인 '비엣홈'(VietHome)에 20명 가까운 베트남인들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나이는 15∼45세로 다양하며, 이 중에는 20세 남성 응우옌 딘 르엉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응우옌 딘 트엉의 부친은 지난주 아들이 영국으로 건너가기 위해 파리에서 다른 그룹에 합류했다고 말한 이후 아들로부터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이 집에 가끔 전화를 걸어왔는데 지난주 마지막 통화 이후로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걱정했다. 베트남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후 팜 티 짜 미 가족을 포함해 베트남 북부 하띤성과 응에안성에서 모두 13가족이 "영국에서 자녀가 실종됐다"고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응에안성 옌타인현에서 활동하는 가톨릭 신부인 앤서니 당 흐우 남은 로이터 통신에 "영국 냉동 컨테이너에서 숨진 채 발견된 39명 가운데 대다수가 베트남 출신일 개연성이 있다"면서 "희생자들의 가족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 전체가 슬픔에 빠져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베트남 외교부는 영국 주재 베트남대사관에 사망자들의 신속한 신원 확인을 위해 현지 경찰과 긴밀히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사망 당시 위조 신분증을 갖고 있어 신원 확인에 혼선을 빚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더타임스는 프랑스 검찰을 인용, 냉동 컨테이너에 밀입국자들을 실어나르는 것은 베트남 조직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이라고 전했다.
이들 조직은 밀입국을 시도하려는 이들에게 냉동 컨테이너 내 온도는 영하 4도 정도로, 몸을 따뜻하게 감싸면 견딜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고 한다.
그러나 컨테이너가 항구에 도착하면 경찰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온도를 영하 20도까지 낮추게 되고, 이번 사건처럼 컨테이너 안에 들어있는 사람들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 경찰, 알선조직 등 추적…현재까지 4명 체포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체포된 사람은 모두 4명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컨테이너를 적재했던 화물 트럭 운전자를 체포했다.
운전자 신원은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북아일랜드 포타다운 출신의 모 로빈슨(25)이라는 이름의 남성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날 3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경찰은 잉글랜드 서북부 체셔의 워링턴에서 조안나 마허(38)와 토머스 마허(38) 부부를 밀입국 주선 및 살인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부부는 아일랜드 출신으로 대형 트럭 수송업체를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당초 로빈슨이 몰던 스카니아 트럭을 불가리아 바르나에 등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는 그러나 이 트럭을 13개월 전에 아일랜드 동북부 모나간주(州)에 있는 업체에 팔았다고 주장했다.
모나간주는 운전자인 로빈슨이 살던 아마주와 인접해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토머스 마허는 "이번에 발생한 일은 매우 혐오스럽다"면서 "우리가 불가리아에 차량을 등록했었기 때문에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스스로 이를 알렸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 외에 북아일랜드 출신의 48세 남성을 런던 스텐스테드 공항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트럭과 별도로 모나간주에 위치한 '글로벌 트레일러 렌탈'은 냉동 컨테이너를 지난 15일 한 아일랜드 남성에게 임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위성항법장치(GPS) 분석 결과 컨테이너는 15일 모나간을 떠나 북아일랜드로 넘어갔다가 다시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이후 더블린을 출발해 웨일스 홀리헤드를 통해 영국 본토에 들어왔고, 16일 저녁 유럽 대륙으로 넘어갔다.
컨테이너는 프랑스 덩케르크와 릴, 벨기에 브뤼주 등으로 옮겨 다녔고, 17∼22일 영국과 유럽 대륙을 두 차례 오간 것으로 나타났다.
덩케르크는 영국으로의 밀입국 시도가 빈번한 프랑스 칼레 지역에서 40여분 거리에 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