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나오는 실개천 흐르고 동백숲길이 손짓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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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문학작품 속 장소를 찾아서
문학작품 속 장소를 찾아서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라는 말이 있다. 여행을 통해 체득한 경험이 독서만큼 유용하다는 뜻일 것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문학작품 속 장소를 찾아서’라는 테마 아래 한국 문학의 정취가 묻어나는 감성 여행지를 선정했다. 소설과 시, 수필 등 다양한 장르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며 소박한 풍광 속에 펼쳐지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마음이 잔잔해지는 순간을 느껴보자. 작가의 대표작을 읽고 여행을 간다면 더욱 풍요롭고 뜻깊은 가을이 되겠다.
전철 타고 떠나는 춘천 김유정문학촌
수도권 전철 경춘선 김유정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김유정문학촌은 <봄봄> <동백꽃>을 쓴 소설가 김유정의 고향에 조성된 문학 마을이다. 김유정 생가를 중심으로 그의 삶과 문학을 살펴볼 수 있는 김유정기념전시관, 다양한 멀티미디어 시설을 갖춘 김유정이야기집 등이 있다. 네모난 하늘이 보이는 생가 중정 툇마루에서 문화해설사가 하루 일곱 번(11~2월은 여섯 번)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실제로 김유정의 많은 작품이 이곳 실레마을을 배경으로 쓰였다.
김유정문학촌 인근에는 또 다른 볼거리가 많다. 옛 신남역에서 이름을 바꾼 김유정역은 빈티지 느낌 가득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명소다.
옛 고향 찾아가는 길, 옥천 정지용문학관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중년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불러봤을 노래 ‘향수’는 정지용의 시에 곡을 붙였다. 충북 옥천에 있는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으로 가는 길은 마치 떠나온 고향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옥천 구읍의 실개천 앞에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이 자리한다. 정지용의 시를 테마로 꾸민 장계국민관광지도 빼놓을 수 없다. 정지용의 시와 수려한 강변 풍광이 어우러져 낙후된 관광지가 독특한 명소가 됐다.
눈물이 나면 가을 순천에 가라
전남 순천은 문학 여행지로 손꼽힌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정호승의 시 ‘선암사’ 첫 행이다. 1999년에 나온 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에 실렸다. KTX도 다니기 전이다. 그가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라며 “실컷 울어라”고 말한 장소는 선암사 해우소다. 선암사의 보물이 승선교만이 아님을, 아름다운 것만이 보물이 아님을 일깨운다. 송광사 불일암도 문학의 향기가 짙다. 법정 스님이 1975년부터 1992년까지 기거하며 글을 쓴 곳으로, 대표작 <무소유>는 1976년 작품이다. 순천만습지는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 속 ‘무진’이다. 일상과 이상, 현실과 동경의 경계가 어우러진 풍경이다. 가까이 순천문학관이 있어 그의 문학세계를 살펴보기 좋다.
따뜻한 동화 세상, 안동 권정생동화나라
경북 안동 권정생동화나라는 낮은 마음가짐으로 마주하는 공간이다. <강아지 똥> <몽실 언니> 등 주옥 같은 작품으로 아이들의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 권정생 선생의 문학과 삶이 담겨 있다. 권정생동화나라는 선생이 생전에 머무른 일직면의 한 폐교를 문학관으로 꾸민 곳이다. 선생의 유품과 작품, 가난 속에서도 따뜻한 글을 써 내려간 삶의 흔적이 있다. 인근 조탑마을에는 선생이 종지기로 일한 일직교회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간 작은 집이 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전철 타고 떠나는 춘천 김유정문학촌
수도권 전철 경춘선 김유정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김유정문학촌은 <봄봄> <동백꽃>을 쓴 소설가 김유정의 고향에 조성된 문학 마을이다. 김유정 생가를 중심으로 그의 삶과 문학을 살펴볼 수 있는 김유정기념전시관, 다양한 멀티미디어 시설을 갖춘 김유정이야기집 등이 있다. 네모난 하늘이 보이는 생가 중정 툇마루에서 문화해설사가 하루 일곱 번(11~2월은 여섯 번)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실제로 김유정의 많은 작품이 이곳 실레마을을 배경으로 쓰였다.
김유정문학촌 인근에는 또 다른 볼거리가 많다. 옛 신남역에서 이름을 바꾼 김유정역은 빈티지 느낌 가득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명소다.
옛 고향 찾아가는 길, 옥천 정지용문학관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중년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불러봤을 노래 ‘향수’는 정지용의 시에 곡을 붙였다. 충북 옥천에 있는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으로 가는 길은 마치 떠나온 고향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옥천 구읍의 실개천 앞에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이 자리한다. 정지용의 시를 테마로 꾸민 장계국민관광지도 빼놓을 수 없다. 정지용의 시와 수려한 강변 풍광이 어우러져 낙후된 관광지가 독특한 명소가 됐다.
눈물이 나면 가을 순천에 가라
전남 순천은 문학 여행지로 손꼽힌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정호승의 시 ‘선암사’ 첫 행이다. 1999년에 나온 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에 실렸다. KTX도 다니기 전이다. 그가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라며 “실컷 울어라”고 말한 장소는 선암사 해우소다. 선암사의 보물이 승선교만이 아님을, 아름다운 것만이 보물이 아님을 일깨운다. 송광사 불일암도 문학의 향기가 짙다. 법정 스님이 1975년부터 1992년까지 기거하며 글을 쓴 곳으로, 대표작 <무소유>는 1976년 작품이다. 순천만습지는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 속 ‘무진’이다. 일상과 이상, 현실과 동경의 경계가 어우러진 풍경이다. 가까이 순천문학관이 있어 그의 문학세계를 살펴보기 좋다.
따뜻한 동화 세상, 안동 권정생동화나라
경북 안동 권정생동화나라는 낮은 마음가짐으로 마주하는 공간이다. <강아지 똥> <몽실 언니> 등 주옥 같은 작품으로 아이들의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 권정생 선생의 문학과 삶이 담겨 있다. 권정생동화나라는 선생이 생전에 머무른 일직면의 한 폐교를 문학관으로 꾸민 곳이다. 선생의 유품과 작품, 가난 속에서도 따뜻한 글을 써 내려간 삶의 흔적이 있다. 인근 조탑마을에는 선생이 종지기로 일한 일직교회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간 작은 집이 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