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요인에 갉아먹힌 GDP 증가율…"경제 기초체력 약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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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생산 급감에 경제성장률 '출렁'
올 3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이 0.4%로 시장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배경에는 '전기 생산 증감'이라는 특이 요인이 작용했다.
올해 성장률 2%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런 특이 요인에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큰 폭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해진 방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전기 생산에 출렁인 GDP 성장률…성장 기여도 -0.3%포인트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전기·가스·수도사업 GDP의 성장 기여도는 -0.3%포인트에 달해 경제성장률이 0.4%로 시장 예상(0.5∼0.6%)보다 둔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3분기 전체 GDP(461조6천억원)에서 전기·가스·수도사업(11조3천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2.4%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영향력이다.
다른 업종 총생산의 성장 기여도는 농림어업(0.0%포인트), 제조업(0.6%포인트), 건설업(-0.2%포인트), 서비스업(0.2%포인트) 등이었다.
전기·가스·수도사업 총생산의 성장 기여도는 1분기에 0%포인트였다가 2분기에 0.2%포인트까지 상승했었다.
3분기 전기·가스·수도사업 GDP는 전분기 대비 12.3% 급감하면서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성장 기여도는 비중에 증감률을 곱해 계산한다.
전기·가스·수도사업 GDP는 올해 1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변동이 없었으나 2분기에는 10.7% 급증한 바 있다.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3분기에 급감하면서 2개 분기 연속 10% 이상 출렁인 것이다.
전기·가스·수도사업 GDP의 3분기 변동 폭(-12.3%)은 농림어업(1.4%), 제조업(2.1%), 건설업(-4.0%), 서비스업(0.4%) 등 전 업종 중 가장 크다.
3분기 전기·가스·수도사업 GDP가 급감한 것은 선선한 날씨로 소비자들이 에어컨 사용을 줄인 데다 제조업 경기둔화로 산업용 전기 소비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2분기에 화력 발전이 줄고 원전 발전이 늘어난 반면, 3분기에는 다시 화력 발전이 늘고 원전 발전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원전 발전은 화력 발전보다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에 원전 발전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면 총생산이 늘어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올여름이 상대적으로 덜 더웠기 때문에 에어컨 가동이 줄어 전력 생산이 감소한 게 적지 않은 하방 요인이 됐다"면서 "원전발전 (비중) 효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앞서 브리핑에서 전기·가스·수도사업 GDP가 크게 줄어든 배경에 대해 "가정용 전기는 여름 날씨로, 산업용 전기는 기업경기 둔화 영향으로 전기판매량이 줄어들었다"면서 "3분기 중 원전 정비·보수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생산비용이 높은 화력발전 등이 대체 전력을 생산했기 때문에 전기생산비용이 늘어난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 경제전문가 "기초체력 약해진 韓 경제…소비·투자·수출 모두 약화" 경제전문가들은 3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가스·수도사업 총생산이라는 특이 요인에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것은 우리 경제의 체력이 약해진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거시경제 구성요소가 일제히 약화하면서 성장률의 발목을 잡았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과거라면 신경 쓰지 않을 특이요인에 성장률이 영향을 받는 것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해진 방증"이라며 "몸통이 약해져서 꼬리에 휘둘리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거시경제의 구성요소인 소비·투자·수출 등 거의 모든 항목이 약화하며 총체적인 난국에 직면했다"면서 "GDP 디플레이터, 소비자물가지수, 생산자물가지수 등 주요 물가지수가 모두 마이너스를 보이며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진입한 것으로 보일 정도로 수요부진이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경직적인 근로시간 단축 시행 등 노동비용 충격이 경제를 전반적으로 끌어내리는 가운데 반도체 경기·대외 경제 여건 악화 역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정부의 경제 진단과 전망은 단발성 착오를 넘어 체계적 오류에 가까워지며 신뢰를 잃고, 효과도 약화하는 악순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 3분기는 내수와 투자가 모두 좋지 않은 모습이며 수출도 플러스로 돌아서지 못하는 등 복합적으로 내·외수가 안 좋게 나타났다"면서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점이 특히 부정적으로, 앞으로도 힘든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위축으로 촉발된 현재의 세계경기 하강 국면에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나아가 경제가 성숙해짐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현상도 앞으로 우리에겐 제약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를 정상 성장경로로 끌어올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 자체를 업그레이드시켜야 하는 게 최대 당면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또 "특단의 대책을 통해 부침을 겪고 있는 경기 흐름을 조속히 반등시키는 게 시급하며, 축소 균형이 아닌 확대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감한 총수요 확장정책이 요구된다"며 '과감한 재정 확대'를 지속하고 '쌍끌이 구조 개혁'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올해 성장률 2%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런 특이 요인에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큰 폭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해진 방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전기 생산에 출렁인 GDP 성장률…성장 기여도 -0.3%포인트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전기·가스·수도사업 GDP의 성장 기여도는 -0.3%포인트에 달해 경제성장률이 0.4%로 시장 예상(0.5∼0.6%)보다 둔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3분기 전체 GDP(461조6천억원)에서 전기·가스·수도사업(11조3천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2.4%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영향력이다.
다른 업종 총생산의 성장 기여도는 농림어업(0.0%포인트), 제조업(0.6%포인트), 건설업(-0.2%포인트), 서비스업(0.2%포인트) 등이었다.
전기·가스·수도사업 총생산의 성장 기여도는 1분기에 0%포인트였다가 2분기에 0.2%포인트까지 상승했었다.
3분기 전기·가스·수도사업 GDP는 전분기 대비 12.3% 급감하면서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성장 기여도는 비중에 증감률을 곱해 계산한다.
전기·가스·수도사업 GDP는 올해 1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변동이 없었으나 2분기에는 10.7% 급증한 바 있다.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3분기에 급감하면서 2개 분기 연속 10% 이상 출렁인 것이다.
전기·가스·수도사업 GDP의 3분기 변동 폭(-12.3%)은 농림어업(1.4%), 제조업(2.1%), 건설업(-4.0%), 서비스업(0.4%) 등 전 업종 중 가장 크다.
3분기 전기·가스·수도사업 GDP가 급감한 것은 선선한 날씨로 소비자들이 에어컨 사용을 줄인 데다 제조업 경기둔화로 산업용 전기 소비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2분기에 화력 발전이 줄고 원전 발전이 늘어난 반면, 3분기에는 다시 화력 발전이 늘고 원전 발전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원전 발전은 화력 발전보다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에 원전 발전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면 총생산이 늘어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올여름이 상대적으로 덜 더웠기 때문에 에어컨 가동이 줄어 전력 생산이 감소한 게 적지 않은 하방 요인이 됐다"면서 "원전발전 (비중) 효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앞서 브리핑에서 전기·가스·수도사업 GDP가 크게 줄어든 배경에 대해 "가정용 전기는 여름 날씨로, 산업용 전기는 기업경기 둔화 영향으로 전기판매량이 줄어들었다"면서 "3분기 중 원전 정비·보수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생산비용이 높은 화력발전 등이 대체 전력을 생산했기 때문에 전기생산비용이 늘어난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 경제전문가 "기초체력 약해진 韓 경제…소비·투자·수출 모두 약화" 경제전문가들은 3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가스·수도사업 총생산이라는 특이 요인에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것은 우리 경제의 체력이 약해진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거시경제 구성요소가 일제히 약화하면서 성장률의 발목을 잡았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과거라면 신경 쓰지 않을 특이요인에 성장률이 영향을 받는 것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해진 방증"이라며 "몸통이 약해져서 꼬리에 휘둘리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거시경제의 구성요소인 소비·투자·수출 등 거의 모든 항목이 약화하며 총체적인 난국에 직면했다"면서 "GDP 디플레이터, 소비자물가지수, 생산자물가지수 등 주요 물가지수가 모두 마이너스를 보이며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진입한 것으로 보일 정도로 수요부진이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경직적인 근로시간 단축 시행 등 노동비용 충격이 경제를 전반적으로 끌어내리는 가운데 반도체 경기·대외 경제 여건 악화 역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정부의 경제 진단과 전망은 단발성 착오를 넘어 체계적 오류에 가까워지며 신뢰를 잃고, 효과도 약화하는 악순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 3분기는 내수와 투자가 모두 좋지 않은 모습이며 수출도 플러스로 돌아서지 못하는 등 복합적으로 내·외수가 안 좋게 나타났다"면서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점이 특히 부정적으로, 앞으로도 힘든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위축으로 촉발된 현재의 세계경기 하강 국면에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나아가 경제가 성숙해짐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현상도 앞으로 우리에겐 제약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를 정상 성장경로로 끌어올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 자체를 업그레이드시켜야 하는 게 최대 당면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또 "특단의 대책을 통해 부침을 겪고 있는 경기 흐름을 조속히 반등시키는 게 시급하며, 축소 균형이 아닌 확대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감한 총수요 확장정책이 요구된다"며 '과감한 재정 확대'를 지속하고 '쌍끌이 구조 개혁'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