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성장률 참사 직면하고서야…홍남기 "구조개혁으로 경제 살려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저성장·저물가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쌍끌이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쌍끌이 구조개혁이란 노동력 감소 등 우리 스스로 바꿀 수 없는 문제에 잘 대응하는 ‘적응적 구조개혁’과 적극적인 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전향적 구조개혁’을 아우르는 표현이다.

경제사령탑이 노동개혁과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정책 기조가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산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홍 부총리는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프랑스를 예로 들었다. 그는 “프랑스는 지난 2분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실업률(8.5%)을 기록했고 경제성장률도 독일을 추월했다”며 “프랑스는 노동개혁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자 연금·교육 등으로 개혁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홍 부총리는 “프랑스의 개혁은 그동안 안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를 직시하고 과감히 바꿔보겠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며 “우리도 더 이상 구조개혁을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낮아진 원인을 노동·자본 투입과 생산성으로 구성된 ‘국내총생산(GDP) 함수’로 설명했다. 경제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노동·자본 투입이 줄어드는데 생산성 향상마저 더디다 보니 ‘저성장의 덫’에 걸렸다는 얘기다.

홍 부총리의 해법은 노동은 적응적 구조개혁으로 풀고 생산성과 자본은 전향적 구조개혁으로 풀자는 것이다. 인구 감소는 정부가 (아무리 돈을 들여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적응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대처하자는 것이다. 반면 생산성은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모든 수단을 동원해 혁신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생산성이 향상되면 투자(자본투입)는 자연스럽게 뒤따른다고 그는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추진 중인 혁신성장에 대해 “산업개혁뿐 아니라 규제·노동·교육을 포함한 전체 국가 시스템에 대한 개혁이 모두 포함돼야 한다”며 “확대된 재정도 생산성 향상 등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