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이동 인한 확산 차단"…일각에선 실효성 의문 제기
환경부·산림청, 멧돼지 폐사체 발견·처리에 440명 투입
'ASF 차단' 파주∼고성 광역 울타리 친다…멧돼지 총기포획 확대
야생멧돼지를 통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해 경기도 파주부터 강원도 고성까지 광역 울타리가 만들어진다.

멧돼지 총기포획을 허용하는 지역도 확대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수습본부)는 ASF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긴급대책을 27일 발표했다.

이는 북한과 가까운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인근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계속 확인됨에 따라 멧돼지 이동으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수습본부는 전했다.

수습본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긴급대책을 이번에 강화했다.

수습본부 관계자는 "양돈농가의 사육 돼지에서는 지난 9일 이후 추가 발생이 없는 가운데 민통선 인근 멧돼지에서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11월 이후 번식기에 멧돼지 이동이 많아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수습본부는 우선 북한과 접경 지역의 ASF 감염 멧돼지가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고자 파주부터 고성까지 동서로 횡단하는 광역 울타리를 설치한다.

현재까지는 ASF 감염 확진 멧돼지가 발견된 지점의 반경 3㎞ 안팎에 국지적 울타리를 2단으로 설치해왔다.

이는 감염 멧돼지들을 고립시키기 위해서였다.

광역 울타리는 '파주·연천', '철원 동부', '철원 서부', '강원 동북부'(화천·양구·인제·고성) 등 4개 권역으로 나뉘어 설치된다.

'파주·연천', '철원 동부', '철원 서부' 등 3개 권역에는 늦어도 다음 달 중순까지 우선 설치하고 이후 '강원 동북부' 권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습본부는 하천과 도로 등 지형지물을 최대한 활용해 시설물 설치를 최소화할 예정이다.

우선 설치되는 3개 권역의 경우 약 200㎞의 대상 구간 중 임진강·한탄강, 도로 등 활용 구간을 제외하면 약 100㎞ 구간에 광역 울타리를 설치해야 할 것으로 수습본부는 추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광역 울타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새로 설치하는 시설은 물론이고 기존 지형지물이 멧돼지 남하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시선이다.

수습본부는 광역 울타리와 별개로 그동안 부작용 가능성을 고려해 멧돼지 총기포획을 금지해온 포천, 양주, 동두천, 고양, 화천 등 5개 시·군에서는 28일부터 멧돼지를 남에서 북으로 몰아가는 방식으로 총기포획을 허용하기로 했다.

총소리에 놀란 멧돼지들의 이동량이 많아지는 사태를 막고자 조준사격, 미끼 유인 방식을 적용하고 수렵견 투입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투입 인력, 장비 소독도 철저히 할 방침이다.

수습본부는 ASF가 발생한 강화, 김포, 파주, 연천, 철원에는 멧돼지 이동을 저지하는 2차 울타리를 다음 달 6일까지 설치한 뒤 제한적인 총기포획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습본부 관계자는 "그동안 이들 지역에서는 총기포획을 금지하고 포획 틀과 트랩만 설치해 왔지만, 양돈농가의 살처분이 끝난 상황에서 2차 울타리까지 설치되면 ASF 확산 우려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총기포획을 추진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환경부와 산림청은 멧돼지 폐사체를 조기에 발견해 적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28일부터 440명 규모의 정밀수색팀을 투입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야생멧돼지의 양돈농장 침입을 막는 동시에 대대적인 소독 작업을 벌이고 있다.
'ASF 차단' 파주∼고성 광역 울타리 친다…멧돼지 총기포획 확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