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자회사 SK바이오팜의 상장으로 투자형지주회사로서의 본색을 드러낸다. 2015년 SK C&C와 SK를 합병해 통합지주사를 출범시킨 이후 SK는 투자형지주사를 지향해 왔다. SK바이오팜의 상장은 SK가 주주들에게 특별배당을 지급하는 첫 사례가 될 예정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가 지분 100%를 보유한 SK바이오팜은 지난 25일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오는 12월 초부터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업무 마감(북클로징)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내년 초 상장이 예상된다. 다음달 예정된 뇌전증(간질)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 식품의약국(FDA) 판매허가 결정도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올 4월 장동현 SK 대표(사진)는 주주들에게 보내는 200자 원고지 24장에 달하는 장문의 편지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 지배구조 개선 노력과 더불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주들에게 적극적 포트폴리오 혁신을 통한 성장이라는 회사 비전에 부합하는 배당정책을 제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투자 포트폴리오로부터의 배당수익을 기본으로 하되, 투자 회수가 발생할 경우 투자수익의 일부는 주주와 공유하겠다"고 했다.

SK바이오팜의 상장은 투자대금 회수로 특별배당이 이뤄지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SK바이오팜 시가총액 6조원, SK의 25% 보유지분 매각 등을 감안하면 주당 3659~7319원의 배당을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SK바이오팜 상장으로 인한 특별배당은 일시에 지급되기보다 2~3년 분할 지급될 것으로 봤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 상장 성공 시 특별배당 수취가 가능할 것"이라며 "SK의 배당금 확대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상장 지주사들은 보유 자산이 기업가치 개선, 주주환원 등에 쓰여진다는 믿음을 주주에게 주지 못해 할인 거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특별배당의 실시는 SK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 공유를 실천하는 지주회사와 변화없는 다른 지주사의 할인율에는 엄연한 차이가 필요하다"며 "SK바이오팜 이후에는 상장이 예상되는 SK바이오텍 SK실트론 SK건설 등으로 시장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