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비스산업의 품질 수준과 기업별 개선 정도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에버랜드가 테마파크 분야에서 20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금호고속(15년), LG아트센터(13년), 파리바게뜨(9년), 롯데시네마(8년), 롯데렌터카(8년), 대구도시철도공사(7년), 서강대(6년)도 분야별로 1위 기업으로 선정됐다. 한국표준협회(회장 이상진)는 산업통상자원부 후원으로 ‘2019년 하반기 KS-SQI 1위 기업 인증수여식’을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다.

에버랜드, 테마파크 20년 연속 1위

여러 해 동안 서비스 품질을 유지한 기업들이 대거 1위로 선정됐다. 에버랜드가 테마파크 부문에서 20년 연속 1위에 선정돼 최고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유지한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에버랜드는 2000년 KS-SQI 조사를 시작한 이래 한 해도 빠지지 않고 1위를 지켰다. 에버랜드가 운영하는 캐리비안베이도 워터파크 분야에서 7년 연속 1위에 선정돼 관심을 끌었다.

제과점 부문에서는 파리바게뜨가 9년 연속 1위 기업으로 뽑혔다. 도시철도 분야에서는 대구도시철도공사가 7년 연속으로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5년째 선두를 차지한 기업은 인터넷교보문고(인터넷서점), 교보문고(대형서점), 티스테이션(타이어전문점), 금호리조트(리조트), 삼성 래미안(아파트), 한양사이버대(사이버대), 부천대(전문대학), 현대자동차(자동차 AS) 등이었다. 이들 업체와 기관은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처음으로 서비스품질지수 1위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기업이 적지 않다. 대한항공(항공사)과 전북대(지방국립대)는 올해 새롭게 1위에 선정됐다.

헬스&뷰티스토어, 패밀리레스토랑, 패스트푸드, 여행사, 항공사 등 10개 업종에서 1위 기업이 바뀌었다. 1위 기업 변동이 큰 것은 서비스산업 전반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 OTT(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음원 앱(응용프로그램), 배달 앱, 숙박 앱 등 총 8개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OTT는 넷플릭스, 음원 앱은 멜론, 배달 앱은 요기요, 숙박 앱은 야놀자, 모바일부동산중개는 다방 등이 처음으로 1위에 선정됐다. 차세대 모빌리티산업과 관련된 카셰어링, 모바일지도, 택시호출 앱 등에서도 각각 그린카, 네이버지도, 카카오T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비스 향상 위해 개선활동 전개해야”

이번 하반기 조사는 서비스산업 47개 업종 총 192개 기업(관)의 서비스를 직접 경험하거나 이용한 경험이 있는 5만3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이뤄졌다. 조사 방법은 1 대 1 개별면접조사와 인터넷 패널조사를 병행했다. 상반기에는 금융·통신업 등 32개 업종에 대한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7월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47개 업종 평균 지수는 지난해보다 0.9점 하락한 73.4점(100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새로 추가된 플랫폼 서비스(배달 앱, 모바일지도 등)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측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S-SQI 조사항목을 구성하는 일곱 가지 차원별 점수는 모두 전년보다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예상외 부가서비스’ 차원이 지난해와 비교해 1.1점 하락한 69.6점으로 하락률이 제일 높았다. 이는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외에 차별적인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눈높이가 높아진 반면 일선 기업의 품질 수준이 향상되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서비스 제공자에게 느끼는 신뢰감과 관련된 ‘신뢰성’ 차원과, 외형적 시설 및 직원의 용모단정성과 관련된 ‘물리적 환경’ 차원의 하락폭도 컸다. 올해 ‘물리적 환경’ 차원 및 기본적인 욕구 충족과 관련된 ‘본원적 서비스’ 차원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됐다.

기업이 제공하는 인적 서비스의 핵심 지표인 ‘친절성’ 수준은 상향 평준화되고 있어 서비스산업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고객 중심적 사고로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기 위한 서비스산업 종사자들의 노력도 더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표준협회 관계자는 “상·하반기 79개 업종을 총괄한 올해 전체 지수는 73.6점으로 지난해보다 0.2점 하락한 만큼 국내 서비스산업의 품질 수준에 대한 소비자 기준이 엄격해진 것으로 해석된다”며 “개별 기업은 부족한 서비스품질 부분을 확인해 집중적인 서비스 개선활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