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28일 처음 공개한 4족보행 로봇 ‘미니치타’
네이버가 28일 처음 공개한 4족보행 로봇 ‘미니치타’
“‘앉아, 일어서’와 같은 간단한 지시는 물론 백덤블링과 같은 어려운 동작도 가능합니다.”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9’에서 네이버가 개발한 4족보행 로봇이 정식으로 공개됐다. 네이버는 올 들어 브레인리스(내장 컴퓨터가 없는) 로봇, 실내 스캔로봇, 자율주행 로봇 등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브레인리스 로봇에서 4족보행 로봇까지

이날 선보인 ‘미니치타’는 치타를 모티브로 한 로봇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단순 주행뿐 아니라 뛰기, 공중제비와 같은 과격한 운동도 소화한다.

네이버는 미니치타에 자율주행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계단 또는 비포장길에서도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보행로봇을 내놓는 게 최종 목표다.

이날 네이버는 인천국제공항, 코엑스와 같은 대규모 실내를 위성항법장치(GPS) 없이도 스캔할 수 있는 ‘M1X’, 카페 서빙 등을 할 수 있는 자율주행로봇 ‘어라운드C’ 등도 소개했다.

M1X는 2017년 공개한 3차원 실내지도 제작로봇 ‘M1’의 다음 버전이다. 좀 더 넓은 실내를 정밀하게 촬영해 지도로 제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어라운드C는 지난해 선보인 자율주행로봇 ‘어라운드G’를 인간 친화형으로 개조한 버전이다.

네이버는 로봇 개발 핵심 키워드로 ‘브레인리스’를 꼽았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사진)는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이 일반화되면 내장 컴퓨터 없이 클라우드만으로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브레인리스 기술이 널리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올초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브레인리스 로봇 ‘엠비덱스’를 공개했다. 뇌에 해당하는 중앙시스템 없이 클라우드를 통해 모든 정보와 지시를 수신하는 게 특징이다. 당시 선보인 엠비덱스는 팔만 달려 있었다. 그럼에도 사람과 악수하거나 하이파이브를 원활하게 주고받았다.
네이버, ‘로봇 친화형 빌딩’ 세운다

2021년 완공될 네이버 제2사옥은 네이버의 로봇 기술이 집약된 기념비적 공간이 될 전망이다. 석 대표는 “공사 중인 네이버 제2사옥은 로봇과 사람이 공존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자율주행과 AI 등 미래 기술이 집결한 신개념 공간 ‘A-시티(City)’ 구상 계획을 발표했다. 업무와 생활, 이동, 물류 등이 모두 자동화된 미래 도시 형태다. 이 초대형 프로젝트의 첫걸음이 2사옥이라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2사옥에서는 공간 출입을 하는 시점부터 AI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석 대표는 “건물에 출입할 때는 얼굴인식을 거치고, 물건을 주고받을 때는 자율주행로봇이 오고가는 등 다양한 기술을 두루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2사옥 설립에 맞춰 0.1초 수준의 얼굴인식 기술,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에는 도로 위 자율주행로봇 플랫폼도 새롭게 선보인다. 무인 딜리버리, 무인 쇼핑몰 등 다양한 형태로 개조할 수 있는 ‘ALT’다. 석 대표는 “기존 자율주행로봇 모델인 어라운드 시리즈와 결합해 실내외 공간에서 운송·판매·광고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로봇”이라며 “내년에 파일럿 버전을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AI 연구 벨트’를 조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석 대표는 “다음달 말 AI·로봇 분야를 선도하는 세계 석학 11명이 참여하는 워크숍이 네이버랩스유럽 주도로 열린다”며 “아시아와 유럽 간 AI 연구 교류가 한층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