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자신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향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이순형)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0년 받았다는 2억원과 관련해 김 전 기획관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원 전 원장에게 특활비를 요구한 적이 없고, 김 전 기획관에게 특활비를 상납받았다는 사실을 보고받지도 못했으므로 관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은 “인간적으로 왜 그렇게 됐을까 하는 안타까운 심정과 어떤 사정이 있길래 그럴까 (하는 마음이다)”라며 “그래도 (왜) 아닌 것을 있는 것처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전 기획관이 두 달여 동안 58차례 조사받았다는 사실을 원 전 원장의 변호인이 거론하자 화살을 검찰로 돌렸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이 기소된 혐의에 대해서는 한두 번 조사받으면 끝이었을 텐데 안타깝다”며 “검찰도 앞으로는 안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기획관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굳이 할 이유가 있느냐는 등의 질문에도 “할 말은 많지만 안 하는 게 좋겠다”며 “대답은 검찰 스스로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 의혹 사건과 관련해 법정에서 직접 증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