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2019 월드투어, 잠실서 화려한 피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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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이 29일 서울 콘서트를 끝으로 14개월에 걸친 월드투어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세계 대중음악사를 새로 썼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더 파이널) 공연을 세 차례 열어 국내외 아미(ARMY·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팬들을 비롯해 총 13만명을 모았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해 14개월동안 이어진 이번 월드투어는 총 206만명의 전 세계 BTS 팬들이 관람했다.
○빌보드 1위 ‘페이크 러브’등 열창에 관객 환호
쌀쌀해진 날씨에도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은 팬들의 열기로 공연 시작 전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콘서트 당일인 이날 이른 아침부터 모인 아미 팬들로 공연장은 하루 종일 북적였다. 팬들은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방탄소년단 사진을 찍거나 각종 체험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콘서트를 기다렸다. 입장권을 미처 구하지 못한 팬들은 혹시나 생길 여분 티켓을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굴렀다.
화려한 축포 소리와 함께 시작된 공연은 웅장한 고대 그리스 신화를 재현한 무대인 ‘디오니소스’로 포문을 열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모습을 보이자 팬들은 일제히 천둥 소리보다 큰 함성으로 이들을 맞았다. 이어 일제히 멤버 이름을 한 명씩 외친 뒤 이들의 인기곡을 따라불렀다. 객석을 꽉 채운 4만3000여명 팬들은 파랑과 보라, 빨강 등 무지개 빛깔로 변하는 공식 응원봉 ‘아미밤’을 쉬지 않고 흔들었다. 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봉을 흔들때마다 최상층 객석이 흔들릴 정도로 진동이 일었다. 방탄소년단은 ‘낫 투데이’, ‘베스트 오브 미’와 ‘작은 것들을 위한 시’, ‘페이크 러브’ 등 준비한 히트곡들을 열창했다. 강렬한 비트에 칼같은 군무가 이어질 때마다 팬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멤버 개성 살린 솔로곡 등 풍성했던 무대 스토리
콘서트 중반은 방탄소년단 각 맴버들의 개성을 표현하는 무대로 꾸며졌다. 가장 먼저 제이홉이 솔로곡 ‘트리비아 기(起) : 저스트 댄스’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 솔로곡 ‘유포리아’를 부른 정국은 무대 도중 깜짝 와이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와이어에 몸을 싣고 30m 상공을 날아오르자 팬들은 깜짝 놀라며 “정국”을 연호했다. 1996년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내한 공연을 했을 당시 리프트를 이용해 공중으로 떠오르는 장면을 연상시켰다. 이어 새하얀 옷을 입고 등장한 지민이 ‘세렌디피티’를 부르자 공연장은 이내 비누방울로 가득 채워져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알엠(RM)은 리듬감 넘치는 알앤비(R&B) 스타일 곡인 ‘트라비아 승(承) : 러브’를 선보였다.
장장 3시간동안 펼쳐진 공연 속에서 장관을 만든 것은 팬들이 준비한 ‘아미밤’이었다. 노래 분위기에 맞게 형형색색으로 바뀌는 아미밤 조명을 통해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조명쇼를 연출했다. 아미밤은 ‘하트’ 문자를 만들고 때로는 거대한 파도를 연출하기도 했다.
피날레를 장식한 엔딩 곡은 ‘소우주’였다. 노래를 배경으로 국내 스타디움 단독 공연 최초로 선보인 ‘드론 라이트 쇼’가 주경기장 상공에 펼쳐졌다. 보랏빛을 띈 300여개 드론이 대우주부터 시작해 태양계를 이루고 있는 행성들을 표현한 뒤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있는 소우주인 지구를 그려내 마침내 공연장 상공에 도착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드론은 마지막에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상징 문양으로 변하며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번 드론 쇼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개막식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드론쇼를 선보인 미국 인텔사와 합작해 이뤄졌다.
○BTS 월드투어 ‘세계 대중음악 새 역사’
이날 공연을 끝으로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 셀프 월드투어’는 한국 대중음악은 물론 세계 대중음악의 새 역사를 썼다. 지난해 8월 시작해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 23개 도시에서 총62회를 공연하며 총 206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방탄소년단은 북·남미와 유럽, 아시아 등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세계 대륙과 금기의 영역으로 꼽히던 사우디아라비아 스타디움 투어까지 개최한 최초의 한국가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런 전 세계적 인기 덕에 방탄소년단의 스타디움 투어는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투어차트인 ‘월간 박스스코어’와 폴스타 투어 차트인 ‘라이브75’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오는 11월 미국에서 열리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투어 오브더 이어’부문 수상후보에도 올랐다. 한 국내 대중음악 평론가는 “이번 월드투어를 통해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투어 아티스트로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공연으로 14개월동안 세계 전역에서 ‘러브 유어 셀프’ 월드투어를 마친 방탄소년단은 팬들을 향해 “지난해 서울에서 시작한 투어를 서울에서 끝냈다”며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공연은 물론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처럼 영광스런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를 기다려준 전세계 아미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방탄소년단 리더인 알엠은 “여러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울먹였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