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쏘카 대표. /연합뉴스
이재웅 쏘카 대표. /연합뉴스
승차 공유 플랫폼 '타다'에 대해 검찰이 '불법 서비스'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모기업인 이재웅 대표의 쏘카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태훈)는 28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재웅 쏘카 대표와 타다 운영사 박재욱 VCNC 대표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타다 서비스가 렌터카가 아닌 사실상 택시 영업을 하는 '유사 택시'로 판단했다. 이용자들이 타다를 렌터카가 아닌 택시로 인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쏘카와 타다는 이날 검찰의 기소 이후 배포한 입장문에서 "국민 편익 요구와 새로운 기술 발전에 따라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 타다는 앞으로 재판을 잘 준비할 것이며 법원의 새로운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객자동차운수법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또는 광역자치단체장 면허 없이 임차한 사업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에 사용하거나 이를 알선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법으로 금지되지 않은 것은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제도로 전환하고 규제의 벽을 과감히 허물어 우리 AI(인공지능) 기술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시키겠다고 오늘 얘기했다"면서 "검찰은 타다와 쏘카, 그리고 두 기업가를 불법 소지가 있다고 기소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타다는) 130만명이 넘는 이용자와 9000명에 이르는 드라이버를 고용하는 서비스이자 현실에서 AI 기술을 가장 많이 적용하는 기업 중의 하나인 모빌리티 기업"이라며 "(타다는) 우리나라에서 법에 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고, 경찰도 수사 후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1995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포털 다음)을 창업한 1세대 벤처 사업가다. 한메일 서비스로 주목을 받은 뒤 커뮤니티인 다음 카페 등을 출시해 온라인 커뮤니티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다음을 간판 포털로 키웠다.

이 대표는 2007년 다음의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한동안 공유경제 스타트업 투자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던 지난해 4월 쏘카 대표이사를 맡으며 다음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지 10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정부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이 대표는 2017년 9월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오만하다"며 공개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에 대해 미래 비전을 제시 못한다는 지적을 한 데 따른 것이었다.

이 대표는 당시 오만하다는 표현이 논란이 되자 부적절하다고 바꿨지만 "맨몸에서 시작해 의미 있는 기업을 키워낸 기업가들이 우리 사회에서 너무 존중받지 못한다는 건 화가 나는 일"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난 5월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과도 설전을 벌였다. 최 위원장이 일부 택시기사들이 분신을 하는 등 타다 서비스에 극단적인 반대 의사가 곳곳에서 표출되자 "혁신의 빛 반대편에 생긴 그늘을 함께 살피는 것이 혁신에 대한 지원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혁신에 승자와 패자는 없다. 우리 사회 전체가 승자가 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있을 뿐"이라고 받아쳤다. 최 위원장이 다시 "제가 제기한 문제가 그렇게 비아냥거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하자 이 대표는 "갑자기 이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라고 반문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