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SNS 대화방서 '비료량 적다' 불평한 농민 구류

中공안 "농민, 불만 제기한 비료 사용한 적 없어"

중국에서 한 농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단체 대화방에서 비료가 정량보다 적게 들었다고 불평했다가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죄목으로 유치장에 갇혔다.

이 사건은 중국에서 날로 강화되고 있는 인터넷을 통한 사회 통제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네이멍구자치구 항진치(杭錦旗·치[旗]는 행정단위) 공안국은 농민 량(梁)모씨가 최근 인터넷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공공질서를 어지럽혀 8일의 구류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량씨는 지난 8월 50여명이 참여한 단체대화방에서 비료가 정량보다 적게 들었다 문제를 제기했지만 량씨가 불만을 제기한 비료를 사 사용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안은 설명했다.

량씨의 문제 제기 이후 마을 주민 20여명은 해당 비료 회사 앞으로 가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사건은 웨이보(微博)로 불리는 중국의 마이크로블로그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절대로 단체 대화방에서 비료량이 적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비꼬아 말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상품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했다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오히려 공안에 구류되는 일이 적지 않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에서는 2018년 의사인 탄친둥(譚秦東)이 겪은 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남부 광둥성에 살던 탄씨는 당시 한 제약사의 중약(中藥) 제품에 독성이 있다면서 당뇨병 환자 등이 복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네이멍구자치구 경찰은 광둥성까지 찾아와 탄씨를 체포했다.

탄씨는 3개월간 수감됐다가 풀려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