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풍자' 한국당 맹비난…"일베 차용 부끄러운 일"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이날로 점쳐졌던 검찰개혁 법안의 국회 본회의 부의 시점이 오는 12월 3일로 늦춰진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다만 검찰개혁 법안 및 선거제 개혁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당시 함께한 야권과의 '공조 복원'을 통해 패스트트랙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관철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의 '12월 3일 검찰개혁 법안 본회의 부의' 결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타협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은 것이겠지만, 원칙을 이탈한 해석"이라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검찰개혁 법안 부의를 해 놓고 나중에 처리했어도 됐을 것"이라면서도 "의장은 정쟁적 요소를 예산안 처리의 뒤에 가져다 놓겠다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어차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이 예산안 전에 처리되기는 어려웠으니, 의장 뜻에 따라 여야 간 합의를 하면 될 일"이라면서 "일장일단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공조했던 여야 4당 협의체를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가려는 방침이다.

이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과의 협상만으로는 안 되니, 이전에 패스트트랙 공조를 추진했던 야당들, 정치그룹들과 검찰개혁 및 선거개혁을 어떻게 할지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춘숙 원내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이 원내대표가 개별적으로 (야당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 한국당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알몸 차림의 문재인 대통령을 묘사한 애니메이션을 올린 점을 맹비난하면서 장외집회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당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04년도 한나라당(옛 한국당) 시절 '환생경제'의 재판이라고 생각한다"며 "차마 입에 담고 싶지도 않고 싶다"고 언급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한국당 황교안 대표나 나경원 원내대표가 우익단체 집회에 참여하면서 그분들과 같은 생각을 갖게 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앙' 등 소위 '일베'(일간베스트)라는 극우적인 게시판에서 쓰이는 용어들을 그대로 차용했는데,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 공당으로서 스스로가 부끄러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고소·고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법으로 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재정 대변인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한 한나라당의 연극 '환생경제'를 언급하며 "표현의 자유든 패러디든, 허용이 되더라도 제1야당이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때도 지금도 부적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상황에 적절한 국민적 요구를 제도권 안에 넣어야 하는 책임을 방기한 채 이뤄지는 방식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