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쿄 사무실 임대료를 구별로 살펴본 결과, 오랫동안 도쿄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싼 지역을 유지해 왔던 마루노우치 지역이 포함된 지요다구가 선두 자리를 시부야구에 내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쿄역 및 일본 왕궁과 인접한 마루노우치 지역은 일본 주요 대기업들의 본사가 자리 잡고 있는 대표적인 업무지구 입니다. 일본 경제계의 얼굴 노릇을 하던 지역이었던 만큼, 사무실 임대료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혀왔습니다.
하지만 올 여름 이후 도쿄 오피스 시장 지형도가 급변했다는 설명입니다. 구글 등 대형 정보기술(IT)기업들이 잇따라 시부야지역에 사무실을 마련한 영향으로, 시부야구가 가장 사무실 임대료가 비싼 지역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예를 들어 DeNA와 라인 등이 입주해 있는 시부야역 인근에 있는 복합 상업시설인 시부야히카리에의 경우, 3.3㎡(1평)당 임대료가 월 5만엔(약 53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관리비를 제외한 시부야구 평균 임대료인 3.3㎡당 2만4607엔(약 26만원)을 훌쩍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처럼 대형 IT기업들의 입주가 몰리면서 시부야구의 평균 임대료(2만4607엔)는 9월부터 3.3㎡당 2만3954엔(약 25만원)인 지요다구를 앞질렀습니다. 최근 1년간 임대료 상승률도 시부야구가 12%로 지요다구(6%)의 두 배에 달했습니다. 동시에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사무실 수요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최근 몇 년간 시부야스크램블스퀘어, 시부야스트림 등 대형 건물이 잇따라 들어섰지만 시부야 지역의 신규 사무실 공급은 여전히 수요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IT기업들은 주로 젊은 층을 겨냥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정보의 집적이나 인재획득이 중요하다”며 “이 같은 측면에서 도쿄 사무실 임대 시장에서 시부야 지역의 우위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대형 IT기업들이 각국의 산업 및 경제 지형도를 빠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산업 전체 구도 뿐 아니라 사무실 임대시장에서도 인기지역까지 바꿔나가는 모습입니다. 변화의 모습은 예상치 못했던 영역까지 광범위한 다양한 영역에서 진행된다는 생각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