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당권파' 유승민계·안철수계 '동상이몽'…"창당추진위 빨리" vs "마이너스 정치 안된다"
국민의당계 '화요 정례모임'도 '반쪽'
'한지붕 多가족'된 바른미래당…"창당추진위" vs "대통합해야"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격한 갈등에 이어 비당권파의 향후 진로를 놓고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간에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그동안 '한 지붕 두가족'이었던 바른미래당의 모습이 29일 '한 지붕 다(多)가족'으로 분화하는 모양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유승민계는 신당 창당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전날 "안철수 전 의원을 계속 기다릴 수 없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 변혁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 이후 신당 창당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의원은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창당 로드맵을 빨리 만들자는 요구가 있었다"며 "현역 의원들을 빨리 소집해 신당창당추진위원회 문제를 매듭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계인 하태경 의원은 당권파를 향해서 날을 세웠다.

하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바른미래당이)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쪽으로 입장을 잡다 보니 선명한 야당이 되려는 저희와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다"며 "현실적으로 의원정수 확대를 저지하는 게 문재인 정권과 '새끼 민주당'을 심판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당권파에 속하거나 변혁에 참여 중인 국민의당 출신 의원 10여명은 이날 국회에서 정례모임을 갖고, 바른미래당 내 분열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철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국가적으로나 우리 당 차원에서 중차대한 시기인데 더이상 우리가 분열해서는 안 된다는 이구동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통합을 하려면 대통합을 해야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는 식의 정치를 할 수 없다"며 "빨리 물러나라든가, 탈당하라든가 하는 마이너스의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신당 창당을 서두르는 유승민계와 이들을 향해 "탈당하라"는 손학규 대표 측 모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혼재된 국민의당계마저도 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모임에 참석했던 권은희·김수민·김삼화·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은 이날 오후 성명서를 내고 앞으로 국민의당계 정례 모임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변혁 소속이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어제 손학규 대표는 신당 창당이라는 충격적인 계획을 밝혔으나 화요 정례회의는 바른미래당을 와해시키려는 손 대표의 계획을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회의 참석이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출신 의원 15명은 지난주부터 매주 화요일 오전 모임을 갖고 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지만, 불과 2주 만에 과반 이상이 이탈하면서 동력을 잃게 됐다.

그렇다고 변혁에 참여하는 국민의당 출신, 즉 안철수계가 유승민계의 '신당 창당'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도 아니다.

역시 국민의당 출신이자 바른미래당의 공동창업주인 안철수 전 의원은 현 상황에 대해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이와 관련, 지난 27일 탈당한 문병호 전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 "삼두마차인 손학규, 유승민, 안철수 셋이 힘을 합쳐야 하는 상황인데 각자 뿔뿔이 가는 상황이어서 희망이 없는 당이 됐다"며 "새 판을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문 전 의원은 유승민 의원의 자유한국당 복당 가능성에 대해 "한국당을 가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렇게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