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산업을 중국 텐센트가 좌지우지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넷마블, 크래프톤(옛 블루홀) 등 국내 주요 게임 업체의 대주주로 자리를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게임의 중국 내 유통도 대부분 이 회사가 맡고 있다.
'게임 수입상' 노릇하던 텐센트, 이젠 한국 게임산업 좌지우지
중국에서 한국산 인기 게임 유통에 의존해 성장한 텐센트는 매출 기준 세계 1위 게임 업체로 발돋움했다. 시장 분석업체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위에 오른 게임(부분 유료화 게임 기준)은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즈가 개발한 총싸움 게임 ‘포트나이트’다. 에픽게임즈의 최대주주(40%)가 텐센트다.

2위는 넥슨 자회사인 네오플이 개발한 PC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가 차지했다. 이 게임의 90% 매출이 나오는 중국의 판권을 텐센트가 보유하고 있다. 3위인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 역시 텐센트 꼬리표가 붙어 있다. 미국계 업체였던 라이엇게임즈를 텐센트가 사들였다.

국내 업체들만 따져도 텐센트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2위 게임 업체인 넷마블의 3대 주주가 텐센트다. 글로벌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펍지의 모회사 크래프톤에선 2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네시삼십삼분, 카카오게임즈 등에 대한 텐센트의 지분율도 상당하다.

지금은 새로운 게임의 중국 수출이 막혀 있다. 그런데도 한국 업체들은 텐센트와 손잡기를 희망한다. 텐센트를 등에 업어야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시장인 중국에 쉽게 진출할 수 있다고 본다.

텐센트는 지난 5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배그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를 중단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배그 모바일은 펍지와 텐센트가 공동 개발해 내놓은 게임이다. 텐센트는 배그 모바일의 서비스를 중단하고 자사가 개발한 유사 게임 ‘허핑징잉(和平精英)’을 그 자리에 밀어넣었다. 이용자가 기존 배그 모바일을 업데이트하면 허핑징잉으로 바뀌도록 설정해 빈축을 샀다. 기존 배그 모바일의 이용자 정보도 그대로 가져갔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