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글쓰기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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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은 < 서울대 의대 교수 brainkimm@hanmail.net >
10월은 학회 시즌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지난 1년간의 연구 성과를 정리해 발표하고 다음해 연구 계획을 구상하기 적절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때가 되면 가끔 생각나는 지도학생이 있다. 지금은 어엿한 중견 학자로 성장해 외국 대학교수로 있는 제자다.
그가 학위 과정에 들어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가을 학회에서 발표할 논문을 써서 가지고 왔다. 한데 논문을 읽어 내려가면서 매우 당혹스럽고 참담한 기분에 한동안 그를 멍하니 바라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휘 선택, 문법, 문장의 질, 문단 구성, 논리 전개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논문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성실한 데다 학습 능력과 연구력도 뛰어난 학생이었기에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다행히 그는 대학의 글쓰기 향상 프로그램의 도움과 본인 노력으로 동료 학생 중 가장 우수한 글쓰기 능력을 배양한 뒤 졸업할 수 있었다.
글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적절한 어휘를 선택하고 문법을 지키고 문단을 구성해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글쓰기 능력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한편으로 글쓰기는 자신과의 대화다.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좀 더 정교하게 가다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방학 숙제로 일기쓰기가 빠지지 않았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개학이 임박해서 기억을 짜내 며칠 치 일기를 몰아 쓴 경험도 그런대로 의미가 있었다. 일기쓰기, 백일장, 작문수업 등은 모두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형성하고 이를 표현하는 훈련 과정이었다.
요즘 학교에서 글쓰기 교육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학교 교육과정이 온통 대학입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다. 조금 과장하면 일부 학생들만 대학입시를 위한 압축적 글쓰기 교육의 대상일 뿐이다. ‘글쓰기 기술’을 가르친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 모르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글쓰기 기본에 어긋난 무절제한 표현이 넘쳐나는 지금, 글쓰기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고 실행할 때다.
지난 두 달 동안 ‘한경에세이’ 지면을 통해 글을 써왔다. 독자들과 대화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필자가 의사이고 과학자이다 보니 문체가 건조하고 글의 논리적 흐름에 집착한 나머지 읽기에 다소 불편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 필자의 글이 삶의 작은 활력소가 됐기를 바란다.
그가 학위 과정에 들어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가을 학회에서 발표할 논문을 써서 가지고 왔다. 한데 논문을 읽어 내려가면서 매우 당혹스럽고 참담한 기분에 한동안 그를 멍하니 바라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휘 선택, 문법, 문장의 질, 문단 구성, 논리 전개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논문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성실한 데다 학습 능력과 연구력도 뛰어난 학생이었기에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다행히 그는 대학의 글쓰기 향상 프로그램의 도움과 본인 노력으로 동료 학생 중 가장 우수한 글쓰기 능력을 배양한 뒤 졸업할 수 있었다.
글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적절한 어휘를 선택하고 문법을 지키고 문단을 구성해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글쓰기 능력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한편으로 글쓰기는 자신과의 대화다.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좀 더 정교하게 가다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방학 숙제로 일기쓰기가 빠지지 않았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개학이 임박해서 기억을 짜내 며칠 치 일기를 몰아 쓴 경험도 그런대로 의미가 있었다. 일기쓰기, 백일장, 작문수업 등은 모두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형성하고 이를 표현하는 훈련 과정이었다.
요즘 학교에서 글쓰기 교육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학교 교육과정이 온통 대학입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다. 조금 과장하면 일부 학생들만 대학입시를 위한 압축적 글쓰기 교육의 대상일 뿐이다. ‘글쓰기 기술’을 가르친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 모르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글쓰기 기본에 어긋난 무절제한 표현이 넘쳐나는 지금, 글쓰기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고 실행할 때다.
지난 두 달 동안 ‘한경에세이’ 지면을 통해 글을 써왔다. 독자들과 대화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필자가 의사이고 과학자이다 보니 문체가 건조하고 글의 논리적 흐름에 집착한 나머지 읽기에 다소 불편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 필자의 글이 삶의 작은 활력소가 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