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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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금융그룹들이 올 3분기에도 1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비은행 강화의 목표에도 은행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되려 뒷걸음질쳤다. 신한 KB 하나 등 대부분 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가 다시 커졌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올 3분기 순이익이 역대 최대인 9816억원을 기록하며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으로 봐도 2조8960억원으로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KB금융지주도 3분기 순이익이 94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줄었지만 1조원에 육박했다. 누적으로는 2조7771억원을 기록하면서 신한지주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비슷하다. 하나금융은 83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주사 설립 이래 3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누적은 2조40억원으로 3위다.

우리금융지주는 3분기 순이익이 48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했다. 누적 순이익도 1조6657억원으로 금융지주 중 가장 낮았다.

금융지주들이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는 더 줄었다.

하나은행의 순이익이 그룹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누적 기준 87.7%로 지난 상반기(85.8%) 대비 1.9%포인트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1.3%포인트 상승)과 국민은행(1.2%포인트)의 순이익 비중도 확대됐다.

금융지주의 현금창출원(캐시카우)으로 떠오른 증권사들의 기여도는 낮아졌다.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 순이익이 60억원 가량 증가했지만, 그룹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포인트 줄었다. KB증권도 상반기보다 순이익이 늘었지만 기여도는 1.1% 감소했고, 신한금융투자도 0.4%포인트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은 은행의 실적이 핵심"이라며 "비은행 부문이 유의미한 실적을 내기까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은행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지난 상반기보다 20.1%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은행의 자회사로 있던 우리카드가 지주의 자회사로 옮겨가면서 생겨난 착시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3분기 우리카드가 이전하면서 우리은행 손익에서 중단영업이익이 발생했다"며 "이같은 착시는 다음 분기에 정상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