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마약성 진통제로 매년 4만 명 사망...주목받는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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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이 큰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를 대체할 비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국내외 바이오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2017년 10월부터 오피오이드 처방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면서 비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대체약물 없는 오피오이드
오피오이드 남용은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미국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2017년 4만9068명, 2016년 4만2249명이 사망했다. 이는 유방암(4만1070명), 교통사고(3만7461명) 사망자보다 많은 숫자다.
지난 8월 오클라호마주 법원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에 오피오이드 남용에 대한 책임을 물어 주정부에 약 70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비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인 옥시코돈을 제조하는 퍼듀파마는 미국 24개 주와 미국령 5개 지역, 2000여 개 도시와 소송 중이다. 퍼듀파마는 합의금으로 14조5700억원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해 지난 9월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맥케슨, 아메리소스 버진, 카디널 헬스 등 제약사도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오하이오주의 두 개 카운티에 3047억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오피오이드는 매우 심한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아직 오피오이드를 대체할 약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 부작용이 있음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수술 환자 7000만 명 가운데 90% 이상이 수술 후 통증을 제어하기 위해 오피오이드를 사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비마약성 진통제로 아세트아미노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등이 있다"면서도 "최대 용량을 투여해도 진통 효과가 강해지지 않고 심각한 통증에는 효과가 없다"고 했다.
비보존, 임상 3상 결과 12월 발표
국내 바이오기업 중 비마약성 진통제를 개발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비보존, 헬릭스미스 등이 있다.
비보존의 오피란제린은 수술 후 통증 치료제다. 정맥주사로 전신에 진통 효과를 낸다. 회사 관계자는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두 개의 수용체를 억제해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서 진통 작용을 하는 기전"이라며 "오피오이드를 대체하는 1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오피란제린은 6건의 이전 임상에서 안전성은 물론 경증부터 중증 수준의 통증에서 진통 효과가 확인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피란제린을 패스트트랙에 지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12월에 발표될 미국 임상 3상은 오피란제린이 오피오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설계됐다"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진통제 시장에 커다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헬릭스미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치료제 '엔젠시스'도 마약성 진통제의 대안으로 개발되고 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리리카 같은 기존 치료제가 듣는 DPN 환자는 전체의 30~40%인데 나머지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든지 고통스럽게 생활하든지 하는 길밖에 없다"며 "오피오이드를 남용하는 환자 중 상당수가 DPN 환자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에서 엔젠시스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헤론 테라퓨틱스의 비마약성 진통제 'HTX-011'은 임상 3상을 마치고 FDA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HTX-011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와 국소마취제를 결합한 복합약물이다. FDA는 이 후보물질을 2017년 패스트트랙, 지난해 혁신치료제로 지정했다. 그러나 HTX-011은 국소 부위에만 적용돼 오피오이드를 완전히 대체하긴 힘들 전망이다. FDA로부터 데이터를 보완하라는 통지를 받아 허가가 지연되고 있다.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의 경구용 비마약성 진통제 'VX-150'은 수술 후 급성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한 뒤 임상 3상을 계획 중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대체약물 없는 오피오이드
오피오이드 남용은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미국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2017년 4만9068명, 2016년 4만2249명이 사망했다. 이는 유방암(4만1070명), 교통사고(3만7461명) 사망자보다 많은 숫자다.
지난 8월 오클라호마주 법원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에 오피오이드 남용에 대한 책임을 물어 주정부에 약 70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비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인 옥시코돈을 제조하는 퍼듀파마는 미국 24개 주와 미국령 5개 지역, 2000여 개 도시와 소송 중이다. 퍼듀파마는 합의금으로 14조5700억원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해 지난 9월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맥케슨, 아메리소스 버진, 카디널 헬스 등 제약사도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오하이오주의 두 개 카운티에 3047억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오피오이드는 매우 심한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아직 오피오이드를 대체할 약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 부작용이 있음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수술 환자 7000만 명 가운데 90% 이상이 수술 후 통증을 제어하기 위해 오피오이드를 사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비마약성 진통제로 아세트아미노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등이 있다"면서도 "최대 용량을 투여해도 진통 효과가 강해지지 않고 심각한 통증에는 효과가 없다"고 했다.
비보존, 임상 3상 결과 12월 발표
국내 바이오기업 중 비마약성 진통제를 개발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비보존, 헬릭스미스 등이 있다.
비보존의 오피란제린은 수술 후 통증 치료제다. 정맥주사로 전신에 진통 효과를 낸다. 회사 관계자는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두 개의 수용체를 억제해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서 진통 작용을 하는 기전"이라며 "오피오이드를 대체하는 1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오피란제린은 6건의 이전 임상에서 안전성은 물론 경증부터 중증 수준의 통증에서 진통 효과가 확인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피란제린을 패스트트랙에 지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12월에 발표될 미국 임상 3상은 오피란제린이 오피오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설계됐다"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진통제 시장에 커다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헬릭스미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치료제 '엔젠시스'도 마약성 진통제의 대안으로 개발되고 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리리카 같은 기존 치료제가 듣는 DPN 환자는 전체의 30~40%인데 나머지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든지 고통스럽게 생활하든지 하는 길밖에 없다"며 "오피오이드를 남용하는 환자 중 상당수가 DPN 환자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에서 엔젠시스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헤론 테라퓨틱스의 비마약성 진통제 'HTX-011'은 임상 3상을 마치고 FDA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HTX-011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와 국소마취제를 결합한 복합약물이다. FDA는 이 후보물질을 2017년 패스트트랙, 지난해 혁신치료제로 지정했다. 그러나 HTX-011은 국소 부위에만 적용돼 오피오이드를 완전히 대체하긴 힘들 전망이다. FDA로부터 데이터를 보완하라는 통지를 받아 허가가 지연되고 있다.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의 경구용 비마약성 진통제 'VX-150'은 수술 후 급성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한 뒤 임상 3상을 계획 중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