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사진=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 들어서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인하했다. 다만 추가 인하에 대해선 거리를 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향후 금융시장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Fed는 그간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없애는 대신 ‘향후 연방기금금리의 적절한 경로를 찾고 경기지표가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겠다’는 새로운 문구로 대체했다.

30일(현지시간)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올해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내린 것에 이어 세 번째 인하 결정이다.

앞서 시장에서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8월(49.1)에 이어 9월(47.8)에 크게 부진했던 데다 9월 소매판매 역시 전월 대비 하락한 점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왔다.

10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이미 높아진 기대로 인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올 가을 들어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세계 경기의 침체 시그널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특히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다소 부진한 만큼 증시의 상승 동력도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은 그 이상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결국 이번 결정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결론을 제시하며 지수의 추가 상승을 야기할 소재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두 달간 뉴욕증시 강세의 1등 공신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지난 주말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중국 상무부는 웹사이트 공시를 통해 '1단계 합의'와 관련해 일부 분야에 대해 마무리 단계에 근접했음을 밝혔다.

미중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타결되면 실물경제에 대한 회복 기대가 형성되며 글로벌 증시의 강세를 뒷받침하게 된다. 그렇지만 미중 무역협상이 빅딜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증시의 강세는 일부 타당한 동시에 실물경제와의 괴리 확대라는 부담도 공존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과거 경험 상 Fed의 보험성 인하는 세 차례 정도에 그쳤다는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향후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소매판매 부진 등 서비스업 경기 전반에서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고 미국 경제 성장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CEO 경기신뢰지수가 하락 폭을 확대하고 있는 등 여전히 미국 경기의 추가 하강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2020년 상반기 한 차례 추가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