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럭셔리'라는 철학을 반영하고자 전면 그릴을 우아한 곡선으로 처리했지만 웅장함은 잃지 않았다. 또한 헤드라이트는 전기차의 DNA를 담기 위해 파란색 라이트 디자인을 배치했다. [사진=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진보적 럭셔리'라는 철학을 반영하고자 전면 그릴을 우아한 곡선으로 처리했지만 웅장함은 잃지 않았다. 또한 헤드라이트는 전기차의 DNA를 담기 위해 파란색 라이트 디자인을 배치했다. [사진=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내연기관 시대의 리더로 시장을 장악했던 메르세데스-벤츠가 미래차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전기차 개발에 공을 들였다.

지난 22일 국내에 출시한 벤츠의 첫 순수 전기차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QC'는 벤츠의 미래 기술을 담은 차라는 평가 속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2일 국내에 출시한 벤츠의 첫 순수 전기차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QC'는 벤츠의 미래 기술을 담은 차라는 평가 속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지난 22일 국내에 출시한 벤츠의 첫 순수 전기차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QC'는 벤츠의 미래 기술을 담은 차라는 평가 속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지난 29일 서울시 신사동 가로수길 벤츠 전시장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더 뉴 EQC를 타고 경기도 포천힐스CC까지 약 63km를 달려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주행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 외관에서 내부까지 벤츠 특유 고급감 '여전'
더 뉴 EQC 주행모습 [사진=벤츠코리아 제공]
더 뉴 EQC 주행모습 [사진=벤츠코리아 제공]
더 뉴 EQC는 벤츠의 첫 전기차인 만큼 외관에서부터 기존 벤츠 차량과 차이점을 보였다. '진보적 럭셔리'라는 철학을 반영하고자 전면 그릴을 우아한 곡선으로 처리했지만 웅장함은 잃지 않았다. 또한 헤드라이트는 전기차의 DNA를 담기 위해 파란색 라이트 디자인을 배치했다. 바퀴 그릴의 파란색도 눈에 띄었다.

실내의 고급스러운 느낌은 여전했다. 운전대와 시트 가죽의 질감은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았고 엉덩이, 등받이 부분은 신소재 알칸타라를 사용해 부드러웠다. 대시보드에는 10.25인치 디스플레이 2개가 자리 잡고 있어 시야 확보가 편리했다.

특히 더 뉴 EQC는 운전자가 스스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4단계의 에너지 회생 모드와 각기 다른 주행 특성을 담은 4가지의 주행 모드를 지원했다. 이 기능을 조작하는 패들을 운전대 바로 뒤에 배치시켜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더 뉴 EQC 내부 모습 [사진=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더 뉴 EQC 내부 모습 [사진=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D+, D, D-, D- -까지 네 단계로 표시되는 에너지 회생 모드는 D가 기본값으로 설정돼 가장 마일드한 회생 제동을 제공한다. D+는 회생 제동이 꺼진 상태로 글라이딩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며 D- -는 가장 강력한 회생 제동으로 싱글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시동을 걸었을 때와 껐을 때 차량 상태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정도로 정숙성이 뛰어났다. 대시보드에 'READY'라는 표시를 확인해야 비로소 주행이 가능했다.

◆ 전기차라는 편견 날려버린 주행 퍼포먼스
더 뉴 EQC 후면부 [사진=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더 뉴 EQC 후면부 [사진=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가속 페달을 밟자 공차 중량이 2425㎏에 달하는 육중한 차체가 미끄러지듯 출발했다. 전기 모터의 부드러운 주행 퍼포먼스는 속도를 높여도 그대로 유지됐다.

차량이 한적한 고속도로로 진입하자 더 뉴 EQC의 진가가 그대로 나타났다. 서스펜션(충격 흡수장치) 설정이 상당히 유연해 노면 상태와 상관없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자랑했다.

페달을 더욱 밟아 속도를 150km 이상으로 높여봤다. 시끄러운 엔진음이나 불안정한 주행감은 전혀 없었다. 최대 토크를 낼 수 있는 전기 모터의 특성 덕분에 어마어마한 가속력이 뒤에서 차를 밀어부친다.

최대 토크가 78.0㎏·m, 힘은 408마력에 달한다. 웬만한 300마력대 고급 스포츠카의 마력을 뛰어넘는다. 내달리는 힘이 콸콸 도로 위로 쏟아진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시속 100km를 돌파했고 150km를 넘겨도 소음은 없었다. 전기차의 승차감에 대한 일말의 의구심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충전 호스를 차량에 꽂아 충전하는 모습 [사진=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충전 호스를 차량에 꽂아 충전하는 모습 [사진=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이 밖에 차선 유지와 이탈 경고, 제동을 거는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 등 첨단 반자율 주행보조 시스템, 카메라가 길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보여줬다. 화살표를 띄우는 내비게이션,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기본 사양으로 적용돼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줬다.

◆ 충전 인프라 세밀하게 다듬어야

이날 시승회에서 가장 초점이 집중됐던 부분은 충전 인프라였다. 시승을 끝내고 잠실 롯데월드 타워 지하 2층 벤츠 충전존에서 충전을 직접 경험해보니 편의성과 함께 우려감도 동시에 느껴졌다.
더 뉴 EQC에 탑재된 배터리는 벤츠의 자회사 '도이치 어큐모티브'에서 생산한 80 kWh 리튬 이온 배터리로, 한 번 충전에 309 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급속 충전 시 최대 110 kW의 출력으로 약 4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월박스'를 이용하면 가정용 220 볼트 소켓보다 약 3배 빠른 속도로 충전이 완료된다. 사진은 롯데월드 타워 지하 2층 메르세데스-벤츠 충전존 [사진=벤츠코리아 제공]
더 뉴 EQC에 탑재된 배터리는 벤츠의 자회사 '도이치 어큐모티브'에서 생산한 80 kWh 리튬 이온 배터리로, 한 번 충전에 309 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급속 충전 시 최대 110 kW의 출력으로 약 4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월박스'를 이용하면 가정용 220 볼트 소켓보다 약 3배 빠른 속도로 충전이 완료된다. 사진은 롯데월드 타워 지하 2층 메르세데스-벤츠 충전존 [사진=벤츠코리아 제공]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EQ 스마트 코치가 충전 방법을 설명했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헤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령의 소비자들에게는 장벽이 느껴질 법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충전 호스가 생각보다 무거워 여성 운전자들에게는 어려움이 될 수 있는 포인트였다. 아울러 1회 완충시 주행가능거리가 309km에 불과했고 급속 충전을 해도 완충하는데 약 1시간가량, 완속 충전 시에는 무려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것도 아쉬웠다.

하지만 벤츠의 첫 번째 전기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품성은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벤츠도 더 뉴 EQC의 경험을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