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아파트, 약 20년된 대형 단지
주변 시세 대비 반값 불과
차인표씨는 "조 전 장관과 관련이 있는 아파트인 줄 몰랐다"며 "실거주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구입 전 해당 매물이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정보를 그 누구에게라도 들었다면 당연히 사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번에 우리 부부가 아파트를 산 일로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신다면 가족을 대표해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차씨가 매입한 아파트는 경기도 용인시 성복동에 자리한 L아파트다. 전용면적 304㎡(약 92평)가 10억원에 거래돼 3.3㎡로 환산하면 1000만원 가량이 되는 셈이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가 3.3㎡당 1억원에 달할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가격에 넓은 면적의 아파트다.
성복동 일대는 L아파트의 브랜드 타운으로 대형면적이 주를 이루고 있다. 1차 단지가 공급된 시기는 1999년으로 20년 전이다. 당시의 분양가는 3.3㎡당 533만원이었다.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와 맞먹는 수준이었지만, 외곽에 넓은 면적을 선호하는 부자들이 주로 매입했다. 당시 주소지는 수지읍 성복리로 그야말로 양평과 같이 외곽 동네였던 셈이다.
시세는 중간에 반짝 상승세도 있었지만, 금융위기와 버블세븐 붕괴 등을 거치면서 가격이 폭락하기도 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중소형 면적을 선호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현재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면적으로 전체 분양가가 높다보니 주변에 비슷한 단지들의 미분양이 최근까지도 남아있다. 분양홍보관도 10년 넘게 운영되고 있다. 차 씨가 매입한 거래가는 분양 당시와 비교하면 두 배 가량 올랐지만, 주변 시세에 비하면 반값 수준이다. 성복동 일대는 신분당선의 역세권 개발과 함께 성복역 주변의 새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다. 올해 입주한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e편한세상 수지' 등은 3.3㎡당 거래가가 2000만원을 넘나들고 있다.
때문에 L아파트는 노후됐지만 대형면적에 자가로 사는 입주민들이 많은 편이다. 아파트 초창기부터 살았던 A씨는 "동네의 경조사를 서로 알 정도로 오랫동안 사는 실거주자들이 대부분인 동네다"라며 "과거에는 부촌으로도 불렸지만, 이제는 집값에 관계없이 대가족이나 자연을 즐기면서 여유있게 사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다"라고 소개했다.
실제 L아파트 1차의 경우 1164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다. 하지만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은 50여개, 전세는 10여개에 불과하다. 시장에 돌고 있는 물건들이 전체 단지의 5%에 불과하다. 서울에서 거래가 활발한 아파트들은 단지의 30% 이상이 매물과 전세로 나와 있기도 하다.
한편 차 씨는 "앞으로는 집을 구매할 때 집 주인께서 무슨 일을 하시는지, 어떤 상황에 계신 분인지, 어렵겠지만 최대한 파악한 후 신중하게 집을 사겠다"며 "해당 동네, 해당 아파트에서 살 수 있을지, 혹은 살아도 되는 건지에 대한 문제는 아내와 상의해 보고 깊이 생각해 본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 다음은 차인표의 SNS글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차인표 입니다.
갑자기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대중연예인으로서 궁금해 하실 분들에게 답을 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최근 저와 제 아내가 공동명의로 구입한 아파트와 관련, 언론사들의 문의가 있기에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아내 신애라씨와 제 자녀들은 약 5년여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올해 말 귀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귀국후 저희 딸들이 다닐 학교와 가까운 동네를 찾다가 저희는 경기도에 위치한 한 아파트를 가족들과 함께 거주할 목적으로 최근에 구입하였습니다.
아파트는 N 포털사이트 부동산에 나와있던 매물로, 해당지역 부동산중개소를 통해서 거래를 했습니다. 해당 부동산중개소 역시 포털사이트에 나온 전화번호를 보고 연락한 몇개 업체 중 한 곳입니다. 동네 위치나 아파트 크기가 저희 다섯식구가 살기에 적합하다고 느꼈기에 10월 초에 구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집주인은 여성분이었습니다. 매매계약서에도 이 여성분 성함이 단독으로 적혀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밤(10월29일), 7시경에 일간지 기자 한 분이 취재를 하실 게 있다고 저를 찾아 오셨습니다. 그리고는 저희 부부가 구입한 아파트가 현재 사모펀드 문제로 세간에 거론되고 있는 조카분의 부인 명의 아파트 인데 그걸 어떻게 구입하게 되었는지 물었습니다. 저는 금시초문 이었기에 놀라기도 했습니다만 위에 설명한바와 같은 절차를 거쳐서 샀다고 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부부는 해당 아파트를 파신 분이나, 그 가족등 누구와도 관련이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만약 구입 전에 해당 매물이 논란의 소지가 있을수 있다는 정보를 그 누구에게라도 들었다면 당연히 구입하지 않았을 겁니다.
네이버 부동산에 나와있는 수많은 매물 중에 하필 그 집을 저희 부부가 사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자초지종은 그렇게 된 것입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번에 저희 부부가 아파트를 구입한 일로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면 가족을 대표해서 사과를 드립니다. 앞으로는 집을 구입할때 집 주인께서 무슨 일을 하시는지, 어떤 상황에 계신 분인지, 어렵겠지만 최대한 파악한 후 신중하게 집을 구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희 부부는 아파트 구입과 관련된 전 주인 분, 그 친척 그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그렇게 집을 사듯 그냥 사이트 매물보고, 부동산 소개받아서 샀습니다. 그러니 여타의 오해는 하지 말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중연예인도 보호받아야 할 개인정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족이 자녀들과 함께 살 동네를 정하고, 집을 구입하는 것은 그 정보가 보호되어야 할 개인적인 일입니다. 5년만 에 온 가족이 한 집에 모여살며 새 동네에 잘 정착 하기를 바랐는데 어떻게 될지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해당 동네, 해당 아파트에서 살수 있을지, 없을지, 혹은 살아도 되는 건지에 대한 문제는 제 아내와 상의해 보고 깊이 생각해 본 후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으로 소명을 마치오니 이 문제에 대해 궁금해 하셨던 언론사 분들께서는 앞으로 저희 부부 아파트 구입과 관련한 더이상의 언급을 자제하셔서 개인정보를 보호해 주시기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