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총괄대표 이수진)는 2007년 공식 출범했다. 숙박업소를 네트워크로 묶어 소비자가 쉽게 예약하고 싸게 이용하도록 해주는 게 사업의 핵심. 국내는 물론 해외 호텔, 모텔, 리조트,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 거의 모든 숙박 업태를 망라해 어디든 예약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가맹 수수료뿐만 아니라 앱(응용프로그램) 광고, 호텔 운영, 숙박 소모품 판매 등 수입의 원천도 여러 갈래다. 2016년 처음 기업 인수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국내외 기업 아홉 곳을 한 식구로 맞아들이면서 실적 성장세도 가팔라졌다.
그래픽=한성호 기자 sungho@hankyung.com
그래픽=한성호 기자 sungho@hankyung.com
비즈니스 구조는 간단하지만 청사진은 원대하다. 여가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글로벌 R·E·S·T(재충전·오락·숙박·여행) 플랫폼’이 지향점이다. 시장 선점 효과는 경이적이다. ‘폭풍 성장’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2014년 매출은 200억원. 이 매출이 지난해 1885억원으로 커졌다. 전년 동기 대비 87.5% 늘어났다. 특급 호텔, 고급 리조트, 풀빌라 펜션 등 프리미엄 숙소 예약이 늘고, 지난해 여름 출시한 레저액티비티 부문 호조가 고속 성장에 힘을 보탰다.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수치가 아니다. 2015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80%를 넘는다. 2017년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서더니 2년 만에 두 배로 컸다.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다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투자자들도 이 가치를 알아봤다.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부킹홀딩스가 그중 하나다. 이들은 올초 1억8000만달러(약 2128억원)를 야놀자에 투자했다. 부킹홀딩스는 세계 최대 여행 e커머스 기업이다. 야놀자는 이 초대형 투자 유치를 포함해 4년간 약 3710억원을 끌어들였다. 야놀자 관계자는 “숙박·여가 시장에서의 선두 지위와 글로벌 확장성 등을 높게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수익 확대는 당면 과제다. 아직은 영업손실 구간에 있다. 창업 초기부터 투자와 성장, 시스템 고도화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레저 액티비티 시장 진출과 기업인수 등 글로벌 투자,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규모 인재 채용, 연구개발(R&D)과 고객 서비스 강화 등에 쓴 돈이 많다. 내실을 다져 질적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기존 영세 사업을 표준화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소비자가 재구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 수준도 높였다. 오프라인 중심 국내 레저액티비티 영역을 야놀자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화한 것도 주요한 투자처 중 하나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실적을 다져나간다는 전략이다. 손실 규모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긍정적이다. 야놀자는 지난해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0.9%포인트 개선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여름 성수기 이후부터 연말까지 월 단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손실률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며 “올해는 영업손실이 이전보다 훨씬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숙박예약 시스템의 첨단화는 또 다른 과제다. 지속 성장을 위한 새 먹거리 창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야놀자의 성장은 올해도 진행형이다. 세 분기 만에 이미 지난해 매출을 넘겼다. 올해 전체로는 약 3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궁극적 목표는 ‘글로벌 1위 데프콘(기업 가치 100억달러 이상 신생기업)’으로 부상하는 것이다. 인도 호텔체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오요(Oyo)룸스가 경쟁 대상이다. 오요룸스는 인도와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6개국에서 객실 45만8000실이 넘는 체인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 회사의 가치를 10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25억달러(약 2조9200억원)를 투자했다. 요오룸스의 지난해 매출은 3억6000만달러(약 4200억원)가량으로 전년보다 3.5배 커졌다. 야놀자는 10년 내 이를 따라잡겠다는 구상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올해도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여가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