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 수입 대게 가격이 전년 대비 20%가량 떨어지면서 게 값이 쌌던 2016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일본은 미국에 이어 세계2위의 게 소비국인데, 전체 소비물량의 60%이상을 알래스카와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최근 알래스카산 대게 수입 가격은 ㎏당 1750~1800엔(약 1만8690~1만9228원)정도에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알래스카 등에서 대게가 안정적으로 잡히고 있고, 2018년까지 최근 5년간 대게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랐던 것에 대한 반작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알래스카 산뿐만 아니라 러시아산도 전년 대비 20%가량 가격이 인하됐다는 설명입니다. 러시아산 대게 가격이 떨어진 것은 중국 시장의 동향에 따른 것입니다. 러시아산 대게 인기가 중국과 한국에서 높아지면서 최근 5년 새 러시아의 대(對)중국·한국 수출물량이 세 배로 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경기가 둔화됐고, 자연스럽게 고급 식재료인 게 소비도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합니다. 일본에선 연말·연시에 연간 게 소비의 70%가 이뤄진다고 합니다. 새해 음식인 ‘오세치 요리’에 장식성이 뛰어난 게 수요가 몰린다는 것인데요. 수입산 대게 가격 인하를 일본인들은 반기는 모습이 뚜렷합니다. 다만 대게 이외에 다른 종류의 게들은 여전히 역대 최고가 수준으로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알래스카 수입산 왕게의 경우, 어획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4%오른 ㎏당 5700엔(약 6만867엔)에 달해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왕게 수입가격은 최근 5년간 80%나 높아졌습니다.
홋카이도산 털게도 어획량이 전년 대비 30%나 줄어든 640t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급물량이 급감하면서 털게 도매가격은 ㎏당 5400엔(약 5만7664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습니다.
통상적으로 수입 수산물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공급량입니다만 수요처의 상황변화도 이제 무시 못 할 변수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이 국제 식품시장에서 초거대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대게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 점이 흥미롭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의 ‘나비효과’는 일본의 대게 수입시장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복잡하게 얽히고 얽힌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