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올라갈 기미까지는 아니지만, 떨어질 기미도 아닌 흐름"

지난달 생산과 소비가 한 달 만에 동반 감소로 돌아서고, 경기동행지표도 보합권에 머물면서 경기가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공업 생산은 증가세로 전환했고, 설비투자는 4개월째 늘어난 데다 경기선행지표는 반등했지만,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고 보기에는 성급하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진단했다.

◇ 생산·소비 한 달 만에 동반감소 전환…경기동행지표는 보합
생산·소비 한달만에 동반감소 전환…"경기 횡보"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생산과 소비는 한 달 만에 전달 대비 동반 감소로 전환했다.

지난 8월에 보였던 5개월 만의 생산·소비·투자의 동반 증가는 한 달밖에 지속하지 않았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 제조장비 등 기계장비(8.0%)와 모하비·셀토스 등 자동차(5.1%) 생산이 늘면서 전달보다 2.0% 증가했다.

하지만 이른 추석(9월 12∼14일) 효과로 서비스업 생산이 1.2% 감소하면서 전산업생산이 두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도체 생산은 6∼8월 3개월 연속 증가에 따른 조정으로 전달보다 1.7% 줄어들었다.

이는 시스템반도체 생산 조정 때문으로, D램 생산은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추석을 앞둔 8월에 8년 7개월 만에 최대폭(3.9%)의 증가를 보였던 소매판매도 한 달 만에 2.2% 감소세로 꺾였다.

전달 대비 감소 폭은 2017년 12월(-2.4%) 이후 가장 컸다.

태풍과 강수, 고온 영향으로 간절기 의복(-4.6%) 소비가 부진했고, 이른 추석에 따른 기저효과로 음식료품(-4.4%) 소비도 줄었기 때문이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2.9% 늘어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폭은 지난 4월(4.4%) 이후 5개월 만에 최대였다.

반면 건설투자는 2.7% 줄어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5로 전월과 같았다.

8월까지 이어진 상승세가 멈췄다.

반면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4월(0.0포인트), 5월(-0.1포인트), 6월(-0.2포인트), 7월(-0.3포인트), 8월(0.0포인트) 이후 6개월 만에 반등했다.
생산·소비 한달만에 동반감소 전환…"경기 횡보"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경기 지표가 추세적으로 하락하다가 최근 들어 횡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아직 경기가 개선 추세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향후 흐름을 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경제전문가들 '경기 횡보 흐름' 진단
생산·소비 한달만에 동반감소 전환…"경기 횡보"
경제전문가들은 경기가 지표상 횡보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진단했다.

경기가 재차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이 계속 안 좋고, 치고 올라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설비투자가 조금 반등하고, 선행·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보합 내지 상승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신호를 갖고 반등을 말하기에는 성급하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소비가 더 좋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해 지표상 횡보 느낌이 난다"며 "전반적으로 경기가 올라갈 기미까지는 아니지만, 떨어질 기미도 아닌 흐름"이라고 봤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경기 순환적 측면에서 보면 사이클상으로는 올라갈 수 있는데,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 성장의 힘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보면 경기가 바닥을 다지기는 어렵고, 더 악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