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센터 '리플렉션'전
세계 미술작가 34인 작품으로 시대를 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어느 상점 창에 걸려 있을법한 네온사인, 바닥에 누운 로마 시저 조각상 위에 놓인 망고와 딸기, 스펀지로 물감을 긁어내는 방식으로 여러 층이 겹쳐진 그림 등 갖가지 방식으로 세상을 이야기하는 미술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는 11월 1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국내외 작가 30여명이 참여하는 '리플렉션'(Reflections)전을 연다.

'반영'이라는 뜻의 제목처럼 다양한 작가들의 세계관과 현시대 미술, 그리고 시대상을 보여준다.

작가들의 개인적인 관심사부터 인종차별을 비롯한 사회, 정치 문제까지 넘나들면서 다양한 기법과 형상으로 현대 미술의 면면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큐레이터이자 작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맷 블랙과의 협업으로 기획됐다.

그가 각기 다른 개성과 정체성을 가진 각국 작가들의 작품을 선별했다.

3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격변하는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짚고 작가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선보이고자 했다"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함께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우리가 누구인지를 반영하는 특별한 전시"라고 말했다.

참여 작가를 보면 에린 라일리, 패트릭 마르티네즈, 파블로 토멕, 라이 데이비드 브래들리, 토니 마텔리 등 국내에는 덜 알려졌지만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이들이 많다.

한국 출신 작가로는 허산, 백승우, 에디강 등이 참여했다.

다채로운 작품들을 따라가다 보면 미국 유명 현대 미술가 제프 쿤스의 전시장이 나온다.

제프 쿤스는 생존 작가 가운데 가장 고가에 팔려 '살아있는 가장 비싼 예술가'로 불리는 팝아트 거장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명화를 모사한 작품 위에 코발트블루빛 원형 유리를 붙여 관람객이 자신을 비춰보도록 유도하는 '게이징 볼'(Gazing ball) 시리즈 10점을 선보인다.

그 외 현재 미술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명인 카우스의 작품도 있다.

맷 블랙은 "신진과 기성 작가 모두의 작품을 동일 선상에서 보여주고자 했다"며 "제프 쿤스가 고갱, 마네, 클림트 등의 명화를 재구성하면서 거장들과 소통하고, 한편으로는 신진 작가들과 함께 전시하면서 연결고리를 맺는다"고 설명했다.

종로구 가나아트센터에서 제프 쿤스를 비롯한 작가 30명의 작품이 전시되고, 용산구 가나아트 한남에서는 블레어 서먼, 사이어 고메즈, 그렉 보긴, 파블로 토멕, 하모니 코린 등 작가 5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세계 미술작가 34인 작품으로 시대를 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