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롯데 부회장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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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경영진과 간담회
롯데케미칼·하이마트 등
경영실적 부진에 위기감
"투자 적절성 철저히 따져야"
롯데케미칼·하이마트 등
경영실적 부진에 위기감
"투자 적절성 철저히 따져야"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사진)이 그룹 내 각 계열사 대표와 임원들에게 “비상경영 체제를 갖추라”고 주문했다.
황 회장은 지난 30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경영 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롯데 측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롯데그룹 내 각 계열사 대표와 주요 임원 150여 명이 참석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가 발표하는 경제 전망을 듣기 전 황 부회장은 “더 큰 위기 의식을 갖고 경영을 해달라”며 비상경영이란 단어를 꺼냈다. 이 자리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도 참석했다.
황 부회장이 이런 얘기를 한 것은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내년 경기악화 전망 때문이라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롯데그룹 계열사 중 수년간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롯데케미칼은 지난해까지 그룹 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2조원을 올렸다. 올해 증권사들은 롯데케미칼 영업이익이 1조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 등 유통 계열사도 좋지 않다. 그나마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 식품 계열사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이익 기여도가 낮다. 황 부회장은 각 계열사들이 경쟁력을 높이지 못한 상황에서 경기가 급격히 꺾일 것을 가장 우려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이날 “한국 경제가 내년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국내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란 것이다.
황 부회장은 비상경영 방식도 일부 제시했다. “투자의 적절성을 철저히 분석해 집행하고 예산 관리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또 “발생 가능한 외환 및 유동성 위기에 철저히 대비하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장밋빛 계획이나, 회사 내외부 환경만 의식한 보수적인 계획 수립은 지양해 달라”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개선, 제품 및 서비스 혁신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작년 2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그룹 총수인 신 회장이 구속된 영향이었다. 비상경영 체제는 그해 10월 신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8개월 만에 해제됐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황 회장은 지난 30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경영 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롯데 측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롯데그룹 내 각 계열사 대표와 주요 임원 150여 명이 참석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가 발표하는 경제 전망을 듣기 전 황 부회장은 “더 큰 위기 의식을 갖고 경영을 해달라”며 비상경영이란 단어를 꺼냈다. 이 자리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도 참석했다.
황 부회장이 이런 얘기를 한 것은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내년 경기악화 전망 때문이라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롯데그룹 계열사 중 수년간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롯데케미칼은 지난해까지 그룹 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2조원을 올렸다. 올해 증권사들은 롯데케미칼 영업이익이 1조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 등 유통 계열사도 좋지 않다. 그나마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 식품 계열사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이익 기여도가 낮다. 황 부회장은 각 계열사들이 경쟁력을 높이지 못한 상황에서 경기가 급격히 꺾일 것을 가장 우려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이날 “한국 경제가 내년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국내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란 것이다.
황 부회장은 비상경영 방식도 일부 제시했다. “투자의 적절성을 철저히 분석해 집행하고 예산 관리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또 “발생 가능한 외환 및 유동성 위기에 철저히 대비하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장밋빛 계획이나, 회사 내외부 환경만 의식한 보수적인 계획 수립은 지양해 달라”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개선, 제품 및 서비스 혁신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작년 2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그룹 총수인 신 회장이 구속된 영향이었다. 비상경영 체제는 그해 10월 신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8개월 만에 해제됐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