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50)가 수억원대 상습 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다만 불법 환전, 이른바 ‘환치기’는 무혐의로 결론났다.

31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승리와 양 전 대표를 비롯한 5명을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함께 송치한 세 명은 양 전 대표와 승리의 한국인 지인들”이라며 “이들의 도박 기록을 따졌을 때 상습성이 인정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도박 규모는 승리가 10억원대, 양 전 대표가 수억원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환전을 했다는 의혹은 무혐의로 결론났다. 경찰은 두 사람이 해외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고 사업 관계자나 지인을 통해 환전한 것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경찰 조사 결과 승리는 카지노에서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제도인 ‘크레딧’을 주로 이용했고, 양 전 대표는 함께 미국으로 간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종잣돈을 마련한 것으로 밝혀졌다. 양 전 대표와 지인들이 출국 시 가져간 돈 모두 미신고 대상에 해당하는 1만달러 이하였다.

경찰은 “승리와 양 전 대표의 지인, YG엔터테인먼트의 북미 법인 계좌 등을 모두 조사했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불법 환전했다는 증언들도 발생 시점이 이미 공소시효인 5년이 지났거나 증거가 불확실했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