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학원가 활보하는 '킥라니'…중고생들 위험천만한 통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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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왁자지껄
무면허에 차도 통행
무면허에 차도 통행

‘인도’에서 ‘6차선 도로’까지 활보

면허 확인 절차 없어 초등학생도 구입가능

판매자들은 심지어 ‘어린이 전동킥보드’를 홍보하면서 불법 주행을 장려하고 있다. 일부 소셜커머스 사이트에는 전동킥보드가 ‘어린이용’으로 판매되기도 한다. 구매시 면허를 확인하는 절차도 없을 뿐더러 운행을 위해 면허가 필요하다는 내용 고지도 없다. 상품평에는 “초등학생 자녀에게 선물해줬더니 좋아한다”는 댓글까지 달려있다.
무면허 운전이 일반화된 사이 전동킥보드 사고는 급증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전국 전동킥보드 사고건수는 2016년 49건에서 2018년 258건으로 5배 넘게 늘었다. 대치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거주하는 주민 이모씨(46)는 “헬멧 착용도 안하고 두 명이 전동킥보드 한 대에 합승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며 “전동킥보드를 탄 학생의 가방과 부딪쳐 스마트폰을 땅바닥에 떨어뜨렸는데 아무런 사과도 못 받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전동킥보드 이용 인구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운전 공간이 마땅치 않은 여건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전동킥보드 공유업체 관계자는 “전동킥보드는 ‘원동기장치자전거’에 속하다보니 현행법상 차도에서 통행해야 하는데 속도 제한이 시속 25㎞에 불과해 차량 주행 시 교통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며 “인도에선 ‘도로 위 무법자’ 소리를 듣고 차도에선 ‘킥라니’ 취급을 받는 신세”라고 말했다.
이주현/김남영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