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동학원 채용비리 및 허위소송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씨가 지난달 31일 구속되면서 부인과 5촌 조카를 포함해 조 전 장관의 가족 세 명이 구속수사를 받게 됐다. 이들과 범행을 공모했다고 의심받고 있는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조 전 장관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구속된 정경심 교수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입시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조 전 장관의 자녀들에 대한 기소 여부도 고심 중이다.

檢 조국 소환 앞두고 ‘수사 다지기’

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전날 구속한 조씨를 하루 만에 소환해 조사했다. A4 용지 30장 분량의 조씨 구속영장청구서에서 검찰은 조씨를 조 전 장관 일가 사학재단(웅동학원) 비리의 주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조씨가 돈을 받아 교사를 채용하고, 허위소송으로 빚 상환을 피해온 범행에 조 전 장관이 연루됐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자택 압수수색 당시 PC에서 웅동학원 관련 법률검토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씨가 채용비리를 통해 빼돌린 2억여원이 조 전 장관 일가의 비자금으로 흘렀을 수 있다고 보고, 이 돈의 최종 목적지도 규명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정 교수 구속으로 대통령 측근인 조 전 장관에 대해 정무적인 차원에서 ‘불구속 기소’ 혹은 ‘불기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예전처럼 일선 검사들이 ‘윗선’의 정무적인 지시로 수사를 봉합하는 시대가 지났다”며 “증거가 가리키는 대로 조국에 대한 의혹이 규명될 때까지 수사가 끝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과 공범관계로 지목되고 있는 조씨와 정 교수 조사를 통해 ‘기초다지기’를 마친 뒤 이르면 다음주 조 전 장관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최순실과 다른 정경심 태도 ‘변수’

검찰은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조 전 장관의 자녀들도 기소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검찰은 정 교수의 자녀 입시 의혹 관련 5개 혐의(위조사문서행사,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보조금관리법 위반)에 자녀들이 개입했다면 자녀들도 공범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혐의가 밝혀지면 공무집행방해(국립대)와 업무방해(사립대) 등으로 기소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검찰이 이화여대 입시비리 사건과 관련해 어머니인 최순실 씨만 기소하고 딸 정유라 씨는 불기소처분한 것을 거론하며 검찰이 조 전 장관 자녀를 입건유예나 기소유예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정 교수와 그의 자녀들의 진술 태도가 다르다는 점에서 기소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씨는 딸의 입시 의혹과 관련해 “딸은 모르는 일이며 내가 다 했다”며 모든 죄를 자신이 뒤집어써 정씨를 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정 교수는 시종일관 “나도 모른다”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어, 자녀들에게 수사의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인혁/안대규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