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계좌로 급여를 이체하면 알뜰폰(MVNO) 통신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다음달 나온다. 국민은행이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알뜰폰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금융회사와 통신사 간 제휴가 활발해지고 있다. 통신사 이용자가 은행의 특정 상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받는 형태의 단발성 제휴가 아니라는 게 공통점이다.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뺄 수 없는 형태로 제휴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하나銀으로 급여 이체 땐 SK 알뜰폰 요금할인
통신사 손잡은 KEB하나銀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31일 SK텔레콤 및 알뜰폰업체 SK텔링크와 ‘디지털 기반의 금융·통신 혁신서비스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SK텔링크 알뜰폰 이용자가 KEB하나은행의 주요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면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것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급여나 국민연금 등 4대 연금을 KEB하나은행 계좌로 자동이체하면 우대 대상이 된다. 할인폭은 조율 중이다.

KEB하나은행과 SK텔레콤, SK텔링크는 다음달 알뜰폰 요금 할인을 시작으로 다양한 제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의 디지털 금융 경쟁력에 SK텔레콤이 갖고 있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력, SK텔링크의 알뜰폰 및 국제전화 사업 역량 등을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판단에서다.

염정호 KEB하나은행 미래금융사업본부장은 “누구나 두세 곳의 은행과 거래하고 한 대 이상의 휴대폰을 쓰는 시대여서 충성도가 높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게 공통 관심사”라며 “특정 은행과 통신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결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달부터 SK텔링크의 알뜰폰에선 공인인증서 인증을 거치지 않고 바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알뜰폰 유심칩에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개인식별 기능을 넣기로 했다. KEB하나은행을 주거래계좌로 둔 SK텔링크 알뜰폰 이용자에게는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음악플랫폼 ‘플로’ 등을 할인해주는 혜택도 제공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는 내년께 통신요금 납부 이력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상품을 발굴하기로 했다.

이종산업 결합 늘어난다

금융사와 통신사 간 결합 서비스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국민은행이 지난달 말 LG유플러스와 손잡고 ‘리브M’이라는 이름의 알뜰폰 브랜드를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금융사와 통신사의 제휴는 올초까지만 해도 일시적으로 특정 상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대구은행은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지난 5월부터 적금 상품을 판매해왔다.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은 각 통신사와 또 다른 신규 서비스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은행도 8월 KT와 디지털 금융서비스 발굴을 위한 제휴를 맺었다.

은행권은 저금리 시대에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데 목말라 있다. 알뜰폰 시장 역시 위축되는 추세여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통 금융서비스를 넘어선 이종산업 간의 신규 콘텐츠 발굴은 더욱 다양한 측면에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