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하는 KB자산운용이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지분을 확대했다.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원칙)를 도입한 기관투자가들이 잇따라 지분을 늘리면서 내년 주주총회에서 사측과의 표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에스엠 戰雲…KB운용, 지분 늘려 3대주주로
KB자산운용은 에스엠 지분율이 7.5%에서 8.3%로 증가했다고 1일 공시했다. KB자산운용은 종전 3대주주인 한국투자신탁운용(지분율 8.3%)을 밀어내고 이수만 에스엠 회장(18.7%), 국민연금(9.9%)에 이어 3대주주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KB자산운용의 지분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를 통해 에스엠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KB자산운용은 사내이사도 아닌 이수만 회장이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을 통해 음악 자문 등을 명목으로 에스엠으로부터 10년간 816억원을 받아간 점 등을 지적하고, 지난 6월 주주서한을 통해 개선을 요구했다. 에스엠은 숙고한 뒤 7월 말 이를 거절했다.

이후 9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에스엠 지분을 6.6%에서 8.3%로 늘렸다. 이어 KB자산운용도 지분을 확대했다. KB자산운용 측은 “에스엠이 주주서한을 통해 밝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에스엠이 계속해서 주주들의 요구를 거부하면 내년 3월 주총에서 표대결이 불가피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주요 기관투자가의 지분율 합계는 36.6%로 이 회장보다 훨씬 많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이 주총 시즌 이전에 타협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며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비효율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