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툼한 퍼터 그립이 PGA 챔프들 비밀 병기죠"
지난달 20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 왕좌를 2년 만에 탈환한 저스틴 토머스(26·미국)는 두툼한 형태의 ‘슈퍼스트로크’ 퍼터 그립을 쓴다. 2017년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토너먼트를 제패한 세르히오 가르시아(39·스페인)도 같은 브랜드 그립을 사용한다.

이안 주코프 슈퍼스트로크 사장(사진)은 “2016년 우리 제품을 쓰는 PGA 투어 선수가 4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80명으로 불었다”며 “‘고객’들이 우승하는 사례가 워낙 많아 ‘챔피언 그립’으로도 불린다”고 자랑했다. 그는 “정식 계약 선수는 토머스와 가르시아, 제이슨 더프너(42·미국) 세 명이고 나머지 선수는 대부분 개인적으로 직접 사서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이 그립 덕을 본 이는 ‘코리안 탱크’ 최경주(49). 제품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한 2007년 당시 TV홈쇼핑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그립을 끼운 퍼터를 공식 대회(AT&T내셔널)에 처음 들고 나가 정상에 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는 고진영(24), 박성현(26), ‘핫식스’ 이정은(23) 등 톱랭커들이 슈퍼스트로크를 사용한다. 주코프 사장은 “퍼팅 실력을 돕는 효과가 있다는 방증이 아니겠냐”며 빠르게 시장을 파고든 비결을 크게 두 가지로 설명했다.

‘맞춤형’이라고 할 만큼 종류가 다양하다는 게 가장 큰 강점. “손의 크기나 손가락 길이 등이 다 다른 골퍼를 만족시키려면 다양화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슈퍼스트로크는 2009년만 해도 네 종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두께, 무게, 색상, 디자인 등의 요소를 조합해 수백 가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두 번째는 일정한 두께다. 그립 맨 위와 아래쪽 지름이 똑같아 그립을 잡았을 때의 악력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스트로크 강도도 일정해진다는 것. 주코프 사장은 “업계 처음으로 폴리우레탄 소재를 써 그립이 손에 밀착되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도 차별점”이라고 주장했다.

핸디캡 9인 주코프 사장은 골프업계에서 알아주는 ‘퍼팅 고수’다. 그는 “왼 팔꿈치에서부터 손등까지 구부리는 부분 없이 쫙 편 채 어깨만 타깃 방향으로 움직여야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쉽게 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립이 두꺼우면 헤드 무게를 느끼기 어렵다’는 일부 시각은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무게와 두께를 조절할 수 있는 데다 가볍게 제작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슈퍼스트로크는 클럽(아이언) 그립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토머스와 가르시아는 클럽 그립도 슈퍼스트로크를 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