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上低下高'라더니 갈수록 최악…"내년 회복세 전환도 불투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0월 수출 14.7%'추락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
반도체 3개월째 30%대↓
선박·컴퓨터·화장품 등은 선방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
반도체 3개월째 30%대↓
선박·컴퓨터·화장품 등은 선방
지난달 수출 감소폭이 3년9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한 것은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주력 품목인 반도체·석유화학 등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낮출 정도로 글로벌 경기가 냉각되고 있는 점도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출이 작년(6049억달러)보다 10% 가까이 줄어든 5400억~5500억달러 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5.9%) 이후 3년 만의 ‘역성장’이다. 다만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띠고 있고 반도체 업황도 회복할 조짐을 보인다는 점에서 “내년 1분기엔 회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반도체 충격’…32% 감소
10월 수출(467억8400만달러)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7% 감소한 건 전체 수출에서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판매(-32.1%)가 워낙 부진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은 올 들어 월 20% 안팎 감소하다 8월 이후 3개월 연속 30%대로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멈췄으나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작년 10월엔 반도체 수출이 역대 2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많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D램(8Gb) 가격은 작년 10월 개당 7.31달러였으나 지난달엔 2.81달러에 그쳤다. 낸드(128Gb) 역시 같은 기간 4.74달러에서 4.31달러로 떨어졌다.
반도체에 이어 석유화학(-22.6%) 석유제품(-26.2%) 등 다른 주력 품목의 수출 역시 지난달 줄줄이 감소했다. 반면 선박(25.7%) 컴퓨터(7.7%) 바이오헬스(7.8%) 화장품(9.2%) 등은 증가했다.
한국의 ‘제1 교역국’인 대(對)중국 수출도 크게 위축됐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중국 내 수요 부진이 원인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대미국 수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8.4% 감소했다.
일본 수입은 2009년 후 최저로
지난 7월 시작된 한·일 무역갈등이 4개월을 넘어서면서 양국 간 교역도 급감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국내에서 일본으로 수출한 금액은 총 23억84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3.8% 감소했다. 저유가 충격에다 글로벌 공급과잉이 겹쳤던 2016년 1월(-20.4%) 이후 최저치다.
일본산 제품의 수입 감소폭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일본에서의 수입은 38억900만달러로, 작년과 비교해 23.4%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7월(-25.1%) 이후 10여 년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전달인 9월(-8.6%)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세 배로 커졌다.
일본이 불화수소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소재·부품의 한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확산하는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금액이 크게 줄면서 무역 적자가 조금 개선되는 효과는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업계에선 “지금이 바닥”
무역업계는 ‘10월 수출이 바닥’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수출이 위축됐던 데 따른 기저효과에다 반도체 단가도 회복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수출 감소폭이 점차 둔화하다가 내년 1분기엔 본격적인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수출액 감소에도 수출 물량이 줄지 않고 있고 반도체 가격 하락 추세도 더뎌지고 있다”며 “10월에 바닥을 치고 내년 1분기엔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5G(5세대) 통신 확산 및 컴퓨터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내년엔 성장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1일 서울 서린동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긴급 ‘수출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수출 지원 전략을 논의했다. 올 4분기에만 무역금융 60조원을 지원하는 한편 수출계약서만 있으면 자금 지원이 가능한 ‘수출계약기반 특별 보증’을 올해 500억원에서 내년 2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작년 말부터 수출이 마이너스 행진을 시작했기 때문에 올해 말부터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종의 착시효과인 만큼 수출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선 기업의 투자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재길/구은서 기자 road@hankyung.com
전문가들은 올해 수출이 작년(6049억달러)보다 10% 가까이 줄어든 5400억~5500억달러 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5.9%) 이후 3년 만의 ‘역성장’이다. 다만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띠고 있고 반도체 업황도 회복할 조짐을 보인다는 점에서 “내년 1분기엔 회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반도체 충격’…32% 감소
10월 수출(467억8400만달러)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7% 감소한 건 전체 수출에서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판매(-32.1%)가 워낙 부진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은 올 들어 월 20% 안팎 감소하다 8월 이후 3개월 연속 30%대로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멈췄으나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작년 10월엔 반도체 수출이 역대 2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많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D램(8Gb) 가격은 작년 10월 개당 7.31달러였으나 지난달엔 2.81달러에 그쳤다. 낸드(128Gb) 역시 같은 기간 4.74달러에서 4.31달러로 떨어졌다.
반도체에 이어 석유화학(-22.6%) 석유제품(-26.2%) 등 다른 주력 품목의 수출 역시 지난달 줄줄이 감소했다. 반면 선박(25.7%) 컴퓨터(7.7%) 바이오헬스(7.8%) 화장품(9.2%) 등은 증가했다.
한국의 ‘제1 교역국’인 대(對)중국 수출도 크게 위축됐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중국 내 수요 부진이 원인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대미국 수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8.4% 감소했다.
일본 수입은 2009년 후 최저로
지난 7월 시작된 한·일 무역갈등이 4개월을 넘어서면서 양국 간 교역도 급감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국내에서 일본으로 수출한 금액은 총 23억84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3.8% 감소했다. 저유가 충격에다 글로벌 공급과잉이 겹쳤던 2016년 1월(-20.4%) 이후 최저치다.
일본산 제품의 수입 감소폭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일본에서의 수입은 38억900만달러로, 작년과 비교해 23.4%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7월(-25.1%) 이후 10여 년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전달인 9월(-8.6%)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세 배로 커졌다.
일본이 불화수소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소재·부품의 한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확산하는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금액이 크게 줄면서 무역 적자가 조금 개선되는 효과는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업계에선 “지금이 바닥”
무역업계는 ‘10월 수출이 바닥’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수출이 위축됐던 데 따른 기저효과에다 반도체 단가도 회복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수출 감소폭이 점차 둔화하다가 내년 1분기엔 본격적인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수출액 감소에도 수출 물량이 줄지 않고 있고 반도체 가격 하락 추세도 더뎌지고 있다”며 “10월에 바닥을 치고 내년 1분기엔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5G(5세대) 통신 확산 및 컴퓨터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내년엔 성장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1일 서울 서린동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긴급 ‘수출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수출 지원 전략을 논의했다. 올 4분기에만 무역금융 60조원을 지원하는 한편 수출계약서만 있으면 자금 지원이 가능한 ‘수출계약기반 특별 보증’을 올해 500억원에서 내년 2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작년 말부터 수출이 마이너스 행진을 시작했기 때문에 올해 말부터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종의 착시효과인 만큼 수출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선 기업의 투자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재길/구은서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