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감소폭은 3년9개월 만의 최대였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줄어든 467억8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은 413억9100만달러였다. 무역수지는 53억9300만달러로 흑자를 유지했다.

14.7% ↓…11개월째 뒷걸음…'수출 추락' 끝이 안 보인다
10월 수출 감소폭은 2016년 1월(-19.6%) 후 3년9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1.7%) 이후 11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6월(-13.8%)부터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32.1%) 석유제품(-26.2%) 석유화학(-22.6%) 등이 줄줄이 큰 하락폭을 보였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중국(-16.9%)과 미국(-8.4%)으로의 수출도 줄었다.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로 지난달 대(對)일본 수출과 수입 모두 감소세가 전달보다 확대됐다. 성장을 견인해온 수출이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올해 성장률은 2%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수출상황점검회의에서 “반도체 가격 하락 추세가 둔화하고 있어 우리 수출은 10월을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감소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하락세가 여전히 수출의 발목을 잡는 변수로 남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수출 둔화에다 저물가 현상이 길어지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를 기록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0.3%로 8월(-0.4%) 9월(-0.9%)에 이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