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필패' 당내 불안감 고조…홍준표 "친박이 친황으로 말 갈아타"
황교안, 매주말 전국 돌며 '공수처·선거법' 저지 보고대회
한국당, '패스트트랙' 저지 천명했지만…'黃리더십' 계속 도마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조국 국면 이후 마땅한 대여투쟁 방향을 찾지 못한 채 문재인 대통령 비하 애니메이션 '벌거벗은 임금님' 상영과 박찬주 전 육군대장 인재영입을 둘러싼 논란으로 당 안팎의 비난 여론에 직면한 것이다.

당 일각에서는 총선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총선 시계가 빨라질수록 인재영입과 보수통합 등에 관한 황 대표의 구체적인 계획과 로드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한 영남권 의원은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국 국면에서 반사적으로 얻은 지지율에 취해 당 지도부가 당내 비판의 귀를 닫은 모습"이라며 "어제(2일) 창원 보고대회에서 황 대표가 '내부총질'을 언급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가 지난 2일 창원에서 열린 보고대회에서 "내부 총질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싸우다 보면 이길 수도, 실수할 수도 있는데 이길 때만 박수치고 실수한다고 뒤에서 총질할 것이냐"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이대로 가면 영남을 제외한 수도권과 충청권은 필패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보수통합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며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실제로 갖고 올 표가 얼마 없을지라도, '보수통합'이라는 상징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친박(친박근혜)이 친황(친황교안)으로 말을 갈아타면서 박근혜 때 하던 주류 행세를 다시 하고 있다"며 "이런 레밍정치와 계파정치를 타파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홍 전 대표는 또 "정치 초년생을 데리고 와서는 그 밑에서 딸랑거리면서 그렇게도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고 싶은가"라며 황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 같은 논란을 이번주 중 발표할 2차 인재 영입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선거법 개정안 저지 대국민 결의대회 등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국을 돌며 밑바닥 민심을 다지고 지지층 결집을 유도해 여야4당이 주도하는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는 한편, 스스로의 리더십 논란도 잠재우겠다는 복안이다.

전날 황 대표는 경남 창원에서 '공수처법 저지 및 국회의원 정수 축소 촉구 좌파독재 실정 보고대회'를 열고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알리며 대국민 여론전에 들어갔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검찰개혁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부의하겠다고 밝힌 12월 3일 전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전국 시·도당을 순회하며 대국민 결의대회를 계속할 방침이다.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내 중심으로 공수처법·선거법 개정안의 협상은 돌아가고 있다.

계속 변하는 상황에 대해서 원내 지도부와 황 대표가 수시로 상의하며 대응할 것"이라며 "또 한축으로 원외에서는 결의대회를 통해 여론전도 함께 한다"고 말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한국당의 '공수처법 저지 및 국회의원 정수 축소 촉구' 보고대회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사람들의 눈과 입이 무서운 것인가"라며 "추경과 결산, 국정감사, 예삼심의 등에 소홀함 없이 야당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국회로 돌아오라니 어이가 없다"고 쏘아붙였다.

전 대변인은 "민주당은 오늘도 위헌 독재법인 '공수처법'과 의석수 밥그릇 늘리기인 '선거법'에 열을 올리며 진실과 민심의 편에 선 야당 공격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한국당은 안으로는 정부와 여당의 악법 폭주를 막아내고 밖으로는 국민들께 실상을 알려 헌법 정신과 민생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