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의 영입 추진 보류및 공관병 갑질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의 영입 추진 보류및 공관병 갑질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자유한국당 영입이 무산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장은 4일 기자회견 전 '정치가 처음이라 서툰 점이 많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박 전 대장은 비정치인답게 기자회견 내내 파격적인 발언들을 쏟아냈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 갑질 의혹을 해명하던 중 "(공관병 갑질 의혹을 최초 제기한)군 인권센터는 삼청교육대 교육 한번 받아야 한다. 동조하는 정치인도 각성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박 전 대장의 과격한 발언에 현장에 모인 기자들이 잠시 술렁이기도 했다. 박 전 대장은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을 겨냥해서는 "군대도 안 가본 사람이 군대 일에 개입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에게 공관 내 감을 따게 하고 골프공을 줍게 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공관병이 감을 안 따면 누가 감을 따느냐"고 했다.

공관에서 아들이 친구들과 파티를 하고 공관병들이 시중을 들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딱 한번 아들이 친구들과 공관에서 모임을 가졌다. 공관병들이 일방적으로 시중을 든 것이 아니라 (아들 친구들과)함께 어울려 놀았다. 이 정도는 사회통념상 이해해줘야 한다"고 했다.

박 전 대장은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제가 완벽하진 않겠지만 사회에서 지탄받을 수준의 행동은 한 적이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 갑질 의혹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부인은 기소됐다. 부인이 유죄를 받는다면 총선에 불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저는 무죄를 확신하고 제 변호사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다. (부인 유죄 시 대응에 대해서는)그거는 제가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박 전 대장은 "저를 정치현장으로 불러들인 것 황교안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했다.

박 전 대장은 "현역 장교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저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 군대가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전쟁을 수행할 수 없는 군대가 된다고 한다. 장교들이 우리나라 군대가 민병대 수준으로 전락 했다고 하소연한다. 고개 숙인 현역 장교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어 정치 일선에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장은 "군 통수권자(문 대통령)가 '좋은 전쟁보다는 나쁜 평화가 낫다'는 패배주의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어디다 쓰나. 마찬가지로 전쟁을 잊은 군대를 어디다 쓰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기자회견 현장에는 태극기를 든 지지자들이 찾아와 박 전 대장을 응원했다. 이들은 질의응답 시간에 손을 들고 발언 기회를 얻어 박 전 대장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박 전 대장은 최근 자유한국당 인재영입 1호 명단에 포함됐으나 당내 반발로 영입이 보류됐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박 전 대장 영입을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장은 "인재영입 명단에서 저를 빼달라고 제가 먼저 부탁했다. 황 대표가 '그럼 다음 기회에 봅시다'라고 말씀하셨다. 상처받지 말라고 말씀해주셨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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