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임기반환점 토론회…"선진국 대열 들어섰지만, 저성장 등 난관 직면"
"'재정 기득권' 혁신해야"·"참여정부 트라우마 집착안돼"…토론서 '쓴소리'도
정해구 "조국 사태 거치며 '공정' 중요성 실감…지혜 절실"
정해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은 4일 "이른바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그리고 이에 대한 검찰의 대응을 보면서, 또 대입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서 '공정'의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정책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주최로 열린 '문재인정부 국정성과와 향후과제' 토론회 개회사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정 위원장은 "9일이면 문재인 정부 임기 절반이 지난다"며 "정부는 '다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비전을 내세우고 있지만, 포용과 혁신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한 전제이자 기반이 공정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정책 전문가의 힘과 지혜가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경제분야 성과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 2년 차인 지난해 우리나라는 '3050 클럽'의 조건을 충족하면서 실질적인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3050 클럽'은 5천만명 이상의 인구를 가진 나라 중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나라들로, 한국은 미국·독일·영국·일본·프랑스·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3050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정 위원장은 그러나 "우리가 많은 난관과 도전에 직면한 것도 사실"이라며 "양극화 문제는 지속하고 있고, 저성장 문제는 우리가 앞으로 적응해가야 하는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정부가 수행할 과제는 매우 엄중하다"며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고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정책성과를 내고 미래를 위한 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구조 개혁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이제까지 정부는 많은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그럼에도 청년실업, 삶과 질 저하, 출산율 하락, 행복도 저하 등과 같은 '한국의 비극'이라는 엄중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의 분발을 당부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참석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면서도, 집권 하반기에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할 점도 많다는 당부를 함께 내놨다.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경제의 질적성과를 추구하는 가운데, 양적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혁신에 대한 유연하고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은 "정부 역할 확대가 강력한 정부 혁신을 동반하지 않는다면 비효율성이 커지며 정책의 전반적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세금을 쉽게 쓰는 정부'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우려면 '재정 기득권'에 대한 강력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신경아 한국여성학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사회정책과 관련해 "남은 2년6개월이 '브레이크 없는 우향우'의 시간이 될지 우려스럽다.

자기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신 학회장은 "1기 내각과 2기 내각에서 사회정책 방향을 깊이 고민하고 새로운 시대적 과제를 추진해갈 실력, 열정,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당초 자신들이 제시한 비전과 목표를 조금씩 철회하는 것 같은 모습도 보였다"며 "결국 '조국 사태'가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소위 '친○세력'(핵심지지층) 이라고 불리는 집단 외에 좌측도 우측도 더 끌어들이지 못했다"며 "참여정부의 트라우마에 너무 깊이 집착하고 정치세력이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가.

촛불시민을 신뢰하고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