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9]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성세대도 '90년대생'과 함께 배우고 성과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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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세션 좌장 간담회
에듀테크·스마트러닝 활용하면
직장 다녀도 언제든 재교육 가능
에듀테크·스마트러닝 활용하면
직장 다녀도 언제든 재교육 가능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6~7일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9’ 주요 세션을 맡은 좌장들은 4일 개최된 간담회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의 핵심 키워드로 ‘직업 교육의 체계화’를 꼽았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언제든 재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빠르게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좌장들은 또 기술·교육 격차를 좁히는 ‘포용적 교육’이야말로 갈수록 심화되는 사회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사회통합을 위한 평생·직업교육
인적자원(HR)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글로벌 인재포럼 2019’ 좌장들은 이날 중장년층에 대한 교육이 부실한 점을 한국 교육의 핵심 문제로 꼽았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정부는 고령화·저성장 시대의 중장년층 문제를 정년 연장이라는 단순한 방법으로 풀려고 하지만 일자리가 없는 청년층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며 “기성세대가 스스로 경력을 개발해 활발히 이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활발한 직업 교육을 위해선 에듀테크(정보기술을 활용한 교육)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의길 고려사이버대 평생·직업교육학과 교수는 “한국의 온·오프라인 교육 콘텐츠는 세계 어느 곳보다도 질이 높지만, 좋은 콘텐츠를 에듀테크에 결합해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스마트러닝 활성화 등 직업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 부학장은 “기성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를 단순히 이해하려고만 해서는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며 “기성세대도 1990년대생과 함께 배우고, 같이 성과를 내야 한다”고 했다.
좌장들은 직업계고 학생들에 대한 우려도 잊지 않았다. 오는 7일 ‘청년, 이 시대의 성공을 말하다’ 세션의 좌장을 맡은 박은보 아나운서(프리랜서)는 “직업계고 학생들을 위해 국가가 해주는 지원이 많지만 지역과 학교에 따라 충분히 알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다”며 “직업계고 사이에서 발생하는 정보·교육 격차를 해소하려는 고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 대상·개념 넓게 봐야
이날 좌장 간담회에선 글로벌 교육 격차 해소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활발하게 개진됐다. 백숙희 한국국제협력단(KOICA) 아프리카·중동·중남미본부 상임이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엔 기술 변화를 주도하는 선진국과 그렇지 못한 개발도상국 사이의 격차가 더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서구와 달리 한국엔 못살던 시절을 극복해 발전을 일군 세대가 여전히 생존해 있다”며 “이들이 개도국을 위해 컨설팅에 나설 수 있는 시스템을 체계화하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교육 격차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인 ‘기초학력’ 개념도 확장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열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뒤처지는 아이를 돕고 끌어올리는 교육이 가능해야 진정한 포용사회”라며 “국·영·수 등 전통적인 기초학력 개념에서 더 나아가 시민의식, 디지털 기기 활용능력 등도 기초학력 범위에 포함돼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강태중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의 역할이 교과 교육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 교육이 인성 교육보다 교과 교육에 너무 치우쳐 있는 것은 아닌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선 대학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배상훈 성균관대 학생처장은 “한국 대학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등록금 동결도, 학령인구 감소도 아닌 사회로부터의 외면”이라며 “대학들이 ‘스펙 품앗이’ 등 비리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선 교육·연구·산학협력 등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더드 이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실용적·체계적 교육이 중요
좌장들은 더 이상 학력이나 스펙은 중요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우천식 한국개발연구원 글로벌경제연구실장은 “기업으로선 스펙이나 학력을 볼 이유가 많이 사라졌는데도 학부모나 학생들은 여전히 대학은 꼭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창의력이나 적극성 등 시험으로는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실용적인 역량을 갖추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업들의 인재 관리가 보다 체계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화와 HR트렌드’ 세션 좌장을 맡은 원지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에서 사람을 판단할 때 말로 물어보고 듣는 게 대부분이었다”며 “적재적소에 인재를 투입하고 교육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데 기업들의 관심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라 업무 혁신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주 52시간제를 좋든 싫든 도입하고 있다”며 “이제는 도입 이후 어떻게 생산성을 ‘증강’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용 여력이 있는 대기업보다 어려운 중소기업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재교육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인적자원(HR)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글로벌 인재포럼 2019’ 좌장들은 이날 중장년층에 대한 교육이 부실한 점을 한국 교육의 핵심 문제로 꼽았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정부는 고령화·저성장 시대의 중장년층 문제를 정년 연장이라는 단순한 방법으로 풀려고 하지만 일자리가 없는 청년층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며 “기성세대가 스스로 경력을 개발해 활발히 이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활발한 직업 교육을 위해선 에듀테크(정보기술을 활용한 교육)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의길 고려사이버대 평생·직업교육학과 교수는 “한국의 온·오프라인 교육 콘텐츠는 세계 어느 곳보다도 질이 높지만, 좋은 콘텐츠를 에듀테크에 결합해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스마트러닝 활성화 등 직업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 부학장은 “기성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를 단순히 이해하려고만 해서는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며 “기성세대도 1990년대생과 함께 배우고, 같이 성과를 내야 한다”고 했다.
좌장들은 직업계고 학생들에 대한 우려도 잊지 않았다. 오는 7일 ‘청년, 이 시대의 성공을 말하다’ 세션의 좌장을 맡은 박은보 아나운서(프리랜서)는 “직업계고 학생들을 위해 국가가 해주는 지원이 많지만 지역과 학교에 따라 충분히 알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다”며 “직업계고 사이에서 발생하는 정보·교육 격차를 해소하려는 고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 대상·개념 넓게 봐야
이날 좌장 간담회에선 글로벌 교육 격차 해소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활발하게 개진됐다. 백숙희 한국국제협력단(KOICA) 아프리카·중동·중남미본부 상임이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엔 기술 변화를 주도하는 선진국과 그렇지 못한 개발도상국 사이의 격차가 더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서구와 달리 한국엔 못살던 시절을 극복해 발전을 일군 세대가 여전히 생존해 있다”며 “이들이 개도국을 위해 컨설팅에 나설 수 있는 시스템을 체계화하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교육 격차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인 ‘기초학력’ 개념도 확장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열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뒤처지는 아이를 돕고 끌어올리는 교육이 가능해야 진정한 포용사회”라며 “국·영·수 등 전통적인 기초학력 개념에서 더 나아가 시민의식, 디지털 기기 활용능력 등도 기초학력 범위에 포함돼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강태중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의 역할이 교과 교육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 교육이 인성 교육보다 교과 교육에 너무 치우쳐 있는 것은 아닌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선 대학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배상훈 성균관대 학생처장은 “한국 대학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등록금 동결도, 학령인구 감소도 아닌 사회로부터의 외면”이라며 “대학들이 ‘스펙 품앗이’ 등 비리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선 교육·연구·산학협력 등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더드 이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실용적·체계적 교육이 중요
좌장들은 더 이상 학력이나 스펙은 중요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우천식 한국개발연구원 글로벌경제연구실장은 “기업으로선 스펙이나 학력을 볼 이유가 많이 사라졌는데도 학부모나 학생들은 여전히 대학은 꼭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창의력이나 적극성 등 시험으로는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실용적인 역량을 갖추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업들의 인재 관리가 보다 체계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화와 HR트렌드’ 세션 좌장을 맡은 원지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에서 사람을 판단할 때 말로 물어보고 듣는 게 대부분이었다”며 “적재적소에 인재를 투입하고 교육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데 기업들의 관심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라 업무 혁신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주 52시간제를 좋든 싫든 도입하고 있다”며 “이제는 도입 이후 어떻게 생산성을 ‘증강’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용 여력이 있는 대기업보다 어려운 중소기업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재교육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