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안보에 도움되면 지소미아 계속 유지돼야"
정경두 국방부 장관(사진)이 4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 “우리 안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이런 것들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지소미아는 오는 22일 밤 12시를 기점으로 종료된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종적으로 어떤 정부 정책 결정이 내려지든지, 그 이후에 지금 우려하는 부분들이 없도록 해나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소미아의 중요성에 대해선 몇 번에 걸쳐 국회 답변 과정에 말씀드렸다”며 “다만 일본이 안보상의 문제로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배제 등을 하다 보니 그런 부분들을 같이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일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기술적으로 이동식 발사대(TEL)로 발사하기 어렵다”고 밝혀 벌어진 논란이 이어졌다. 정 실장의 발언은 김영환 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장이 지난달 8일 국방위 국감에서 “북한은 현재 TEL로 ICBM을 발사 가능한 수준까지 고도화돼 있는 상태”라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에 대한 견해를 묻자 정 장관은 “의미상 해석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 실장의 답변이) 저희 생각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정 실장을 감쌌다. 그는 “정 실장은 안보실장 위치에서 모든 것을 고려해 답변한다”며 “TEL의 기본적인 능력과 관련해 TEL을 움직여서 바로 그것(발사체)을 쏜 게 아니라 고정식 발사대나 지지대 등을 사용해서 발사했다는 차원에서 답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답했다. 정 실장이 TEL을 활용한 북한의 ICBM 발사능력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군은 북한이 2017년 이미 TEL을 활용해 화성 계열의 ICBM을 세 차례 발사시험을 하면서 사실상 북한이 ICBM의 TEL 발사 능력을 갖췄다고 보고 대비해 왔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는 “공평하게 분담 액수가 정해질 수 있도록 하고, 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미측이 ‘한미 동맹위기관리 각서’상 동맹 대응 범위를 당초 ‘한반도 유사시’에서 ‘미국의 유사시’까지 넓히자는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는 “앞으로 논의해갈 부분인데 일단 기본적인 것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서 움직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의 내용에 대해 세부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지만, 이 조약에 근거해 현안 문제를 잘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