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사진)이 4일 “각종 전기요금 할인제도 폐지는 한전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운영 중인 특례할인을 모두 중단할 것”이라고 말한 뒤 정부가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고 지적하자 한 발 물러선 것이다.

김 사장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원래 전기요금 특례할인 제도는 일정 기간 혜택을 주다가 그 기간이 끝나면 일몰하도록 돼 있다”며 “그걸 설명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특례할인 폐지의 경우 한전 이사회가 결정할 수 있지만 그 전에 정부와 충분히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한전이 운용하고 있는 특례할인 제도는 필수사용량 보장공제와 주택용 절전 할인, 전기차 충전 할인, 초·중·고교 및 전통시장 할인,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 할인 등이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정부 정책을 지원하자는 취지다. 일각에선 탈(脫)원전 정책 등으로 한전 재무구조가 악화하자 김 사장이 할인 제도의 일괄 폐지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전은 지난해 6년 만에 영업 적자(-2080억원)를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 9285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에 대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전 이사회에서 전기요금 개편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하면 전기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협의해 결정하는 구조”라며 “특례할인 폐지 여부는 한전과 (정부가)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도 “특례할인 폐지와 관련해 한전과 협의한 적이 없다”며 “일괄적인 폐지는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