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초기 혼선·과열 양상…"예·적금 조회 안돼"
'오픈뱅킹'(Open Banking)이 시행 초기부터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상당수 은행이 사전약속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고 일부는 사전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과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주요 은행들의 앱(APP)에서는 다른 은행의 입출금 계좌는 조회되지만 예·적금은 특정 은행의 정보만 조회될 뿐 나머지 은행은 오류 메시지가 나온다.

입출금 계좌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조회가 되지 않는 것은 실명확인 기능에 대한 규약이 없어서다.

예·적금 계좌를 등록할 때 은행마다 인증방식이 서로 다르다. 때문에 인증이 되지 않았고 계좌 정보도 다른 은행으로 넘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은행 간 인증 방식이 다르면 모든 은행이 조회가 되지 않아야 하지만 특정 은행의 예·적금 정보는 조회가 가능해 해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적금 정보를 아예 공유하지 않은 은행도 있다. 정보 공유는 강제 사항이 아니어서다. 합의에 따라 예·적금 정보를 제공한 특정 은행만 고객 정보를 노출해 손해를 봤다.

일부 은행에서는 이체 오류도 발생했다. 이체를 출금과 입금 거래로 구분한 오픈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방식으로 인해서다.

API 방식에서는 출금과 입금이 별도 과정이어서 입금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원래 은행으로 돈이 돌아가지 않고 출금 거래를 새롭게 정정해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과당 경쟁 조짐도 보였다. 신한은행은 시행일보다 앞선 지난달 25일부터 사전예약을 받았다. 오픈뱅킹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오픈뱅킹 사용 동의를 하면 오픈캐시를 받을 기회를 제공했다.

고객들이 다른 은행 계좌를 등록하게끔 직원들을 독려한 경우도 있었다. 국민·신한·농협은행은 오픈뱅킹을 신청할 때 고객이 기입하는 항목 중 추천인을 써넣는 항목을 만들기도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