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돈 불리기가 쉽지 않다. 은행에 돈을 맡겨도 연 1%대 이자를 돌려받는 게 전부다. 젊은 층이나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은 세대들은 목돈 모으기가 더 힘들다.

요즘 같은 시기에 재테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욕심내서 투자하기보다는 ‘새는 돈 막기’로 눈을 돌려 보라고 조언한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돈을 모으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Getty Imag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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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비 줄이기

매달 고정 지출을 줄이는 것은 ‘새는 돈 막기’의 중요한 덕목이다. 매월 지출하는 비용이 줄면 저축할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모아놓은 돈이 많지 않은 젊은 층이라면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쓰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에는 신용카드 못지않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체크카드도 많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를 쓰면 정해진 범위에서 지출하기 때문에 신용카드보다는 쓰는 돈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외식, 여행, 교통 등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혜택에 집중해 출시한 체크카드도 많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좋다”고 말했다.

자동이체 등 매달 나가는 비용을 효율적으로 지출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은행에서는 통신비나 아파트 관리비를 자동이체하면 상품 이용 시 혜택을 더 주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마이너스통장을 쓰면서 해당 은행 계좌로 통신비·관리비를 자동이체한다면 대출 금리를 연 0.1~0.2%포인트 정도 깎아주는 식이다. 어차피 지출해야 하는 금액이 똑같다면 이런 식으로 나가는 자금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게 좋다.

○은행권-통신사 합작 상품 살펴보기

재테크의 기본은 저축이다. 쓰지 않고 모으는 게 가장 빠르게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일이라는 얘기도 많다. 그러나 요즘 같은 시기에는 저축의 효용이 크지 않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0%로 내리면서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일제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3개월가량 단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0%대에 접어들었고, 1~2년짜리도 연 2% 이상이 실종됐다.

시중은행 예·적금 외에 이벤트성 고금리 상품을 주목할 만하다. 최근 은행권은 통신사나 핀테크(정보기술)업체와 손잡고 연 5~10% 금리를 주는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달 말 산업은행은 SK텔레콤과 최대 연 5%의 금리를 제공하는 ‘KDB×T high5 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SK텔레콤을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누구나 기본 연 4%의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SK텔레콤 요금제가 5만원 이상이면 연 1%포인트의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올 들어 수협은행, 카카오뱅크 등 다른 은행도 잇달아 이 같은 고금리 예금을 이벤트성으로 출시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 1% 안팎의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훨씬 높기 때문에 나오는 족족 ‘완판’되고 있다며 “고금리 특판 예금이 나오면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통신사와 손잡고 통신비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패키지도 선보일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4일 업계 최초로 MVNO(알뜰폰) 서비스인 ‘리브M’(리브 모바일) 서비스를 시범 출시했다. 이 서비스의 요금은 통신 3사보다 훨씬 저렴하다. KB금융 계열사 이용 실적에 따라 요금이 월 최대 3만7000원 할인된다. 급여·4대 연금·아파트 관리비 등을 자동이체하고 제휴 카드 청구할인을 적용하면 기본 요금 4만4000원인 5G 요금제(리브M 5G 라이트) 가격은 월 7000원까지 내려간다. LTE 무제한 요금제(월 기본 4만4000원)도 최대 할인 시 월 7000원에, 6기가바이트(GB) 요금제(3만7000원)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도 금융 상품 사용 실적에 따라 알뜰폰 요금을 할인해 주는 서비스를 연내 출시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 계좌를 통해 급여 또는 4대 연금 자동이체, KEB하나은행 앱(응용프로그램) ‘하나원큐’ 이체를 이용하면 SK텔링크 알뜰폰 요금이 내려간다. 두 회사 모두 연말이 돼야 정식 출시가 가능하지만 통신비를 줄이고 싶은 소비자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은행별 금리쇼핑 열심히 해야

저금리 시기에는 돈을 모으기는 힘들지만 반대로 돈을 빌리기는 유리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대출을 한다면 이자를 낮추는 게 ‘새는 돈’을 줄이는 방법이다. 지난달부터 대출 금리 하락세가 주춤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연내 가장 낮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이미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받았다면 은행별 금리를 비교해 보고 이자를 가장 많이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좋다.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은행별 금리를 볼 수 있다.

고정금리로 대출받았다면 대환 대출을 통해 아끼는 금액과 중도 상환 수수료 중 어느 쪽이 더 큰지 비교하는 게 좋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타행에서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로 돈을 빌려 돈을 갚을 수도 있다”며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은행은 중도 상환 수수료도 받지 않기 때문에 상환 계획이 있다면 활용할 만하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