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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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남편에게 이혼하자 했더니 '알았다'면서 양육비 얼마주면 되겠냐고 하는데 황당했어요. 왜 제가 데려가는게 당연한거죠? '소득이 없는데 내가 애들을 어떻게 데려가? 당연히 네가 데려가야지. 양육비는 내가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보내줄게' 했더니 모성애가 없다면서 화를 내네요. 저는 애들 데려갈 생각 없고 증거는 다 있으니 이혼은 할거고 혹시나 제가 애들 데려가야 할까봐 구직도 이혼 후에 할 생각입니다. 아이들 사랑하는 마음보다 남편 괘씸한 마음이 더 큽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큰 관심을 끈 "남편이 바람이 났어요" 글 내용 중 일부분이다.

두 아이를 둔 A씨는 최근 남편의 문자메시지를 보고 불륜 사실을 눈치챘다. 자동차 블랙박스를 확인해보니 차 안에서 한 여성과 애정행각을 벌이는 음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남편 B씨는 결혼 사실조차 숨기고 1년 넘게 바람을 피워오고 있었다.

시부모님께 이같은 사실을 말하고 이혼을 선언하자 예상했던 대로 "엄마 노릇은 해야 하지 않느냐", "살면서 한 번쯤 실수할 수도 있는 거니 참고 살아라"라는 말이 돌아왔다.

A씨는 바로 블랙박스 영상을 시부모님께 보내드렸다.

A씨가 이혼을 선언하자 남편은 당연한 듯 "양육비 얼마주면 돼?"라고 물어왔다.

하지만 A씨는 소득도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양육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A씨는 "자기 하고싶은 거 다 하게 풀어줬더니 이짓 저짓하고 다녀놓고 이제와서 애들 짐 된다고 버릴 생각이나 하고 있었다는게 참 어이없다"면서 "내게 애들 안 데려가면 고아원 보내버릴거라길래 알아서 하라고 했더니 말을 바꿔서 이혼 절대 못한다고 하고 있다"고 극단적 상황을 전했다.

A씨는 "나는 합의이혼을 원하고 남편은 소송을 원한다"면서 "변호사 비용도 비싸던데 미련하게 늘 생활비 한두 푼에 벌벌 떨고 옷도 한 장 제대로 된 거 못 사 입으면서 비상금도 안 만들어둔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돈을 온전히 아이들 키우는데 썼으면 해서 소송은 피하고 싶은데 소송이혼 피하자고 설득하면서도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면서 "참고 살면 아이들에게 좋을 순 있겠지만 같이는 절대 못 살 것 같다. 도저히 참아지지가 않기도 하고 이젠 애들만 봐도 화가 난다"는 심경을 전했다.

이혼 과정에서 자녀의 양육권을 서로 차지하겠다고 다투는 경우가 많지만 이처럼 아이 양육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한 네티즌은 "바람피운 남자 치고 이혼하고 양육비 제대로 주는 인간 없다. 한두 달 주다 양육비 달라 하면 핑계 대고 거지 취급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그렇다면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결혼생활이 파탄 난 경우 아이 양육권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이혼전문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이혼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녀 양육 문제다"라며 "이혼을 하더라도 자녀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혼상담과 재판을 진행하면 부부는 서로 감정이 격앙되어 상대방을 욕하고 흠집 내기에 혈안이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부부가 이혼을 해도 자녀들과의 천륜은 영원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에게 엄마와 아빠 모두 필요한 존재이며, 이혼과 함께 어느 한쪽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다"면서 "그러나 다른 한쪽도 여전히 자녀의 부모이므로 자녀들의 양육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자녀를 만나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 양육권 결정에 대해서는 "자녀를 누가 양육할 것인지는 1차적으로 당사자들이 합의하여 정하게 된다. 그러나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 서로 자녀를 키우려고 하거나 서로 키우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서로 키우려고 즉 자신의 친권자 양육권자가 되겠다고 주장하고 다투는 경우가 더 많이 있지만 당사자 간 합의가 되지 않으면 법원이 결정하게 된다"고 전했다.

법원은 자녀 친권과 양육권자를 지정할 때 여러 요소를 감안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이 변호사는 "자녀와의 유대감이나 애정, 양육환경, 현재 누가 양육하고 있는지는 중요한 요소로 판단한다"면서 "서로 키우지 않겠다고 할 경우에는 법원도 결정하기가 아주 어렵다. 자녀 양육을 하지 않겠다는 부모에게 억지로 강요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득이하게 부부가 이혼을 할 수밖에 없어도, 부모의 이혼으로 자녀들이 피해를 입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자녀 입장에서 부모가 서로 자신을 키우지 않겠다고 싸우는 것을 안다면 얼마나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자녀들을 위해서는 가급적이면 부모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자녀교육과 행복에 가장 좋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부부가 사이가 멀어져서 다툼이 심해서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배우자를 욕하고 헐뜯는 것은 자녀들에게 치명적인 상처가 된다"면서 "부부가 다툴 경우 최대한 자녀가 없는 자리에서 조심해서 다투는 것이 좋다. 부부가 부득이 이혼을 하게 될 경우 자녀들에게 피해가 최소한 갈 수 있게 배려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녀 문제는 부부 본인의 입장보다는 자녀의 행복을 위해 누가 키우는 것이 좋은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이혼한 전 배우자가 밉더라도 자녀를 양육하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최대한 경제적인 지원과 정서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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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